"시장과 소통"…엘리엇 사태 현대차에 힘 실어준 김상조
by김상윤 기자
2019.03.17 12:00:00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현대차 시장과 소통 과거 비해 진전"
삼상바이오 분식회계 논란 이사 재선임.."이해 하지만 아쉽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발언하고 있다. 공정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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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과 힘겨루기 중인 현대차그룹에 대해 “과거보다 진전한 대응”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이 과거 회사에 우호적인 인사를 선임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시장과 주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등 주주들의 요구를 수용해 이사회 개방성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2일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반면 삼성그룹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아쉽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책임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사를 재선임하는 등 과거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위원장은 14일(현지시간)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9차 국제경쟁회의 참석후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현대차가 시장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염두에 두고 사외이사 후보를 선정했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분명히 진전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현대차와 엘리엇간 배당 이견에 대해서도 현대차쪽에 힘을 실었다.
김 위원장은 “모든 의결권자문행사기관이 배당안건에 관해 회사 측에 찬성했다”며 “엘리엇이 너무 무리한 카드를 내놨다고 시장에서 평가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현대차측 사외이사 후보나 엘리엇 측이 제안한 후보나 모두 충분히 자격을 갖춘 분들”이라며 “현대차그룹과 엘리엇의 표 대결은 주총에서 주주들의 선택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와 엘리엇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정 및 배당과 관련해 표 대결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 추천 사외이사(윤치원, 유진오, 이상승)과 엘리엇 추천 사외이사(존 Y 리우, 로버트 랜달 맥이언, 마거릿 S빌슨)가 맞서고 있는 가운데 배당 역시 현대차는 1주당 3000원, 엘리엇은 2만1967원으로 편차가 크다.
현대모비스 역시 회사측 추천 사외이사(칼 토머스 노이먼, 브라이언 전스)가 엘리엇 추천 이사(로버트 앨런 크루제, 루돌프 윌리엄 폰 마이스터)가 대립하고 있다. 배당 역시 각각 보통주 1주당 4000원, 2만6399원을 제안한 상태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ISS, 글래스루이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대체로 현대차그룹 측 제안에 우호적인 권고를 내놓은 상태다. 특히 ISS를 제외하면 자문사들은 현대차가 내세운 사외이사에 찬성을 하고 있다.
특히 엘리엇이 현대차에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인 로버트 랜달 맥이언 밸러드파워시스템 최고경영자(CEO)는 현대차·현대모비스와 수소연료전지 사업에서 라이벌 관계인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임원 등을 사내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재추천한 것은 아쉽다고 했다.
그는 “확정 판결을 앞두고 기존 입장을 바꾸기 쉽지 않다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시장의 공감을 얻기 위해 보다 노력해야 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는 김동중 경영자원혁신센터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해 논란을 빚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2018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를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와 김 센터장의 해임을 권고했다.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인 정석우 고려대 경영대 교수와 감사위원인 권순조 인하대 생명공학과 교수도 재선임했다.
두 감사위원 또한 분식회계가 반영된 재무제표를 제대로 감사하지 않아 회사의 기업가치와 평판을 훼손한 책임이 있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삼성바이오측은 회계처리 방식 변경이 한국이 채택한 국제회계기준에 맞춰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원을 편결을 기다리고 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