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 휘 기자
2018.09.20 08:00:11
“국민체조 시작! 하나, 둘, 셋, 넷…” 모두 귀에 익는 구령이다. 20대부터 50대라면 학창시절 다 같이 운동장에 모여 국민체조 한번 쯤 해봤을 것이다.
제자리걸음부터 숨고르기까지, 20대는 특히 국민체조와 새천년체조를 모두 경험한 나이다. 그런데 이런 국민체조가 북한에도 있다.
북한의 국민체조는 '대중율동체조'라고 부른다. 이밖에 연령별로 소년율동체조와 노인율동체조가 있다. 이런 체조들은 보통 일을 하는 사이에 틈틈이 하는 운동이라 '업간체조'라고도 한다.
대중율동체조는 “대중체육사업을 강화해 사회적으로 누구나 운동하는 분위기를 세워야 하겠다”는 김정일의 교시로 시작했다. 체조는 각각 4~5분 정도로 한국의 국민체조보다 짧다. 소년율동체조와 노인율동체조보다 동작이 활동적으로 에어로빅 성향을 많이 띤다.
소년율동체조는 어린이들을 위한 운동이다.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스트레칭 위주의 움직임이 많다. 노래에 맞추어 손목운동부터 팔, 다리운동과 마지막 숨쉬기운동까지 총 10개의 동작이 있다.
노인율동체조는 노인에게 맞게 대중율동체조와 소년율동체조보다 정적이다. 우리식 스트레칭인 늘구기운동, 팔다리운동, 목운동과 뛰기 운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의 집단체조는 대중률동체조와 다르다. 집단체조는 수천, 수만 명의 군중이 참여하는 매스게임의 형태로 북한은 이 형태와 체육예술을 조화시켰다. 또 북한 정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요소들이 모두 합쳐져 체조에 국가의 정책을 담아낸다. 집단체조가 북한식 예술공연이라면 대중율동체조는 운동에 중점을 둔다.
지난 9월 9일, 북한은 건국절 행사로 2014년 이후 중단된 체제선전용 집단체조 공연을 실시했다. 이번 집단체조공연의 이름은 ‘빛나는 조국’이었다. 북한 전문여행사인 ‘고려투어’도 여행상품으로 출시했다. 관람료는 100유로에서 800유로까지 다양했다.
북한 집단체조는 주민들과 아이들을 강제로 참여시켜 인권유린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유례없는 폭염 속에서도 북한 당국은 주민들을 강제로 동원해 연습을 강행했다.
남한의 국민체조는 과거 획일적 군사 문화라는 비판이 있어 현재는 많이 달라졌다. 2010년에 국민건장체조로 이름이 바뀌면서 현재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영상으로만 제공한다.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 체조가 있긴 하지만 예전처럼 단체로 하지는 않는다.
아직까지 북한은 집단주의에 더 중점을 둔다. 북한은 사회주의 헌법 제55조에는 “국가는 체육을 대중화, 생활화해 전체 인민을 노동과 국방에 튼튼히 준비시킨다”고 명시돼 있다. 북한의 체육 정책은 노동과 국방에 기여하는 공산주의 사상을 주입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집단체조와 업간체조는 성격이 다르지만 북한 체육 정책의 일환이다. 그래서 업간체조도 결국 국민의 건강과 여가 증진이라는 목적보다는 정치, 사상적 목적이 더욱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