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카타르, 중동 4개국 요구사항 수용 어려워…대화로 풀어야"
by방성훈 기자
2017.06.26 08:05:22
렉스 틸러슨 "대화로 풀 영역 있다…쿠웨이트 중재 지속 지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사진=AF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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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바레인 등 중동 4개국이 카타르에 제시한 요구사항 중 일부는 충족시키기에 매우 어렵다고 평가하며 대화를 촉구했다.
틸러슨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카타르는 바레인, 이집트, 사우디, UAE가 제시한 일련의 요구사항들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지만, 일부 조건들은 카타르가 충족시키기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요구사항이 다소 과하다는 의견을 내비치며 카타르 정부의 입장에 공감을 표명한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그러면서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중요한 영역들이 있다”면서 “생산적인 다음 발걸음은 각 국이 (협상) 테이블에 둘러 앉아 지속적으로 대화를 갖는 것이며, 이는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앞서 사우디와 UAE 등 중동 4개국이 카타르의 외교·경제적 고립을 유도했을 때, 카타르가 단교를 끝내려면 정확하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중동 4개국은 지난 21일 13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하며 카타르는 열흘 안에 반드시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요구사항엔 이란과의 교류 축소, 터키와의 군사협력 중단,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 폐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카타르는 요구사항들 중 일부가 주권을 침해·간섭하는 것이라며 거부했다. 카타르는 “미국과 영국 정부 모두 카타르에 대한 요구가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UAE의 안와르 가르가시 외무 장관은 “요구사항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카타르가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결국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카타르의 정권 교체를 바라는 게 아니다”라며 “카타르의 행동 방식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르가시 장관은 다만 카타르가 중재를 맡은 쿠웨이트를 통해 “적절한 대응책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협상의 여지가 아직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에 틸러슨 장관도 “미국은 모든 당사자들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할 것이며 쿠웨이트의 중재 노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이 테러리즘과 극단주의 배격이라는 목표 아래 하나로 뭉쳤을 때 더 강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