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SKT..김신배 사장 "생존 위기다"

by이학선 기자
2008.02.20 09:23:19

사내방송 출연, 경영방침 등 설명
"올해 어느때보다 어려움 많아"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위기의식을 가져라. 게임의 룰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기존과 동일한 방법으로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SK텔레콤(017670)의 내부 기류가 심상치않다. 김신배 사장이 직접 '위기의식'을 강조할 정도다. 이대로 가다가는 생존자체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절박함도 묻어나온다.

김 사장은 지난달 31일 사내방송에 출연해 직원들에게 올해 경영방침과 상반기 사업전략 등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점이 많은 해"라며 "국내사업의 경우 끊임없이 제기되는 통신요금 인하 이슈, 보조금 규제일몰, 재판매 의무화 도입 등 만만찮은 시장 상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부문을 보더라도 과거엔 40~50%씩 성장했고, 재작년엔 11% 이상 성장했지만, 작년에는 무선인터넷 요금이 30% 인하되면서 2.5%밖에 성장을 못했다"며 "우리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이 문제에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이 위기론을 거론한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다. 지난해 7월 사내방송에 출연할 때만해도 김 사장은 '위기'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만큼 SK텔레콤을 둘러싼 최근의 환경변화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글로벌 환경도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애플, 구글 등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이동통신사업에 뛰어들고 사업자간 인수합병(M&A)도 활성화돼 게임의 룰과 시장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이러한 점이 우리들에게 더욱 여러가지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초경쟁 환경 속에서 게임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존과 동일한 방법으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조적 혁신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안된다"며 "내부적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혁신하는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적극적인 자세로 우리 파트너들, 이웃관계사들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게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중국과 미국, 베트남 등에서 벌이고 있는 해외사업에 대해서도 "경쟁력을 강화해 안정적 가입자 기반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베트남 S-폰 가입자가 이제 350만이 됐지만 올해는 500만을 목표로 더 질적인 성장을 해야한다"며 "중국에서도 올해는 여러가지로 중국 내외 사업자 구조재편과 3세대(3G) 같은 상황들이 있어 그동안의 성과를 발판으로 보다 의미있는 국면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