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6.11.01 09:14:47
고수익 해외부동산 펀드 ‘변수 요주의’
中·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 하루아침에 폭락할 수도
기대수익률 너무 높게 잡지 말고, 분산투자 해야
[조선일보 제공] 해외 부동산 펀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미국의 부동산시장 거품붕괴 가능성이 옅어져 한시름 덜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가입할 수 있는 공모형 해외 부동산 펀드들의 수익률도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3개월 수익률이 10%를 넘는 펀드들도 등장했다. 특히 부동산 펀드는 땅값 상승분뿐 아니라 안정적인 임대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주식에 비해 안정적이면서도 고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북핵사태에 발목 잡혀 있는 국내 주식시장과 비교해볼 때 해외 부동산 펀드의 수익률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펀드평가업체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개월(10월 26일 기준)의 ‘맥쿼리 IMM아시안리츠재간접ClassA’와 ‘블루랜드글로벌부동산재간접’ 등 4개 펀드의 수익률이 12%를 넘는다. 웬만한 주식형 펀드의 1년 수익률보다 높다. 특히 아시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이 크게 높았다. ‘맥쿼리IMM아시안리츠재간접ClassB’의 3개월 수익률은 12.60%, 기은SG운용의 ‘아시아태평양리츠재간접’은 11.47%에 달했다. 일본 부동산 펀드들의 수익률도 높아져 같은 기간 삼성운용의 ‘삼성J-REITs재간접1’은 7.2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높은 수익률에 투자자금도 몰리고 있다. 지난달 19일 대한투자증권이 하나은행과 공동으로 추진한 해외부동산 프로젝트 ‘중국 선양(瀋陽) 사모부동산펀드’가 30분 만에 매진됐다. 아무리 50인 이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모(私募)펀드라고 하지만 출시하자마자 매진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펀드는 130억원 한도로 설정돼 중국 선양시의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연 13%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맥쿼리IMM글로벌리츠재간접펀드’는 출시된 지 1년 반 만에 2300억원 가까이 판매됐다. 올 연초 이후 수익률도 18.8%에 이른다.
국내에서 출시된 부동산 펀드들은 직접 해외 부동산을 사고 파는 형태가 아닌, 부동산 개발회사의 주식을 사거나 리츠(REITs)에 돈을 넣는 간접투자 형태가 많다. 리츠란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은 뒤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상품을 말한다.
따라서 직접 부동산을 개발하는 펀드보다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일정한 배당수익을 받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또 업무용으로 쓰이는 상가나 빌딩에 주로 투자하고 있어, 주택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상권이 살아 있거나 경기가 크게 침체하지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가치 변동이 덜한 편이다.
투자할 때 명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물 건너’ 부동산 투자는 기본적으로 ‘고(高)위험’이다. 특히 중국·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 정부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하루아침에 부동산 값이 폭락할 수도 있다. 따라서 철저히 분산투자 용도로 이용해야 한다. 기대수익률을 너무 높이 잡아서도 안 된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목표 수익률은 연 8~10% 수준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개발도상국의 해외부동산 펀드에 투자하다가 갑작스러운 부동산 시장의 붕괴로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또 선진국 시장의 부동산 버블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을 꼭 명심해야 한다.
한국증권 박승훈 펀드분석팀장은 “분산투자 용도로 안정적인 장기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