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카드 잘라버리고 싶다 잘라서 내자 1/n로

by조선일보 기자
2006.09.14 09:10:57

쓸줄만 알았지 나눌줄 몰랐지? 우리가 몰랐던 카드의 비밀

[조선일보 제공] 휴가에도 정산(精算)이 필요하다. 들뜬 기분에 카드로 충동 구매를 했거나, 할부가 불가능한 외국에서 일시불로 카드를 그었다면 다가오는 결제일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연체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신용등급을 갉아 먹는다. 실수로라도 연체는 피하자. 5만원 이하 금액은 열흘, 5만원 이상은 닷새만 연체해도 신용정보회사를 통해 바로 은행이나 카드사에 연체 사실이 보고된다.

신용카드 몇 개로 돌려 막고 싶은 충동이 드는가. 현금 서비스로 한 달 동안 막아 버리고 싶은 생각이 드는가. 아직 이르다. 각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리볼빙·분할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면 이자 부담을 훨씬 줄일 수 있다.

◆리볼빙 신청하면 연체보다 낫습니다

리볼빙 방식은 자금 여유에 따라 매월 결제액, 결제 비율을 다르게 정하는 것을 말한다. 상환 기간도 최장 24개월까지 탄력적으로 적용받을 수 있다. 하지만 카드사별로 최소 결제비율과 수수료가 다르기 때문에 잘 따져 봐야 한다. 수수료가 회사나 개인 신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연 9.2~27.99% 선이다. 현금 서비스 수수료나 연체이자율이 30%를 넘나 드는 것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표 참조〉

신한카드의 경우 국내외 일시불에 리볼빙 서비스가 제공된다. 결제 금액의 5% 이상을 매월 일정 비율로 상환하는 정률식과 매월 원금의 일정 금액(총 한도 3% 이상, 최저 5만원 이상)을 결제하는 정액식이 있다. 현금서비스에도 사용할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신청일 현재 신용카드 연체 금액이 30만원 이상이거나 연체 횟수가 세 번 이상이면 이용할 수 없다.

LG카드의 경우 결제일 사흘 전에 ARS나 인터넷으로 결제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국내외 일시불 및 현금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지만, 카드론·할부·연회비·수수료 결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BC카드에서는 본인이 희망하는 금액이나, 거래 은행과 약정한 5% 이상 범위 내에서 리볼빙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각 은행 영업점에서 신청하고, 신청일 당일부터 사용한 금액에 적용된다.



비자카드 장성빈 이사는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리볼빙 결제 방식이 보편적으로 사용된다”며 “3·6·9·12월 등 상여금이 나오는 달에 상환 금액이 여느 달보다 더 늘어나는 리볼빙 시스템 등 국내 여건에 맞는 방식이 점점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서 쓴 일시불’할부로 나눠내세요

할부거래가 없는 외국에서 어쩔 수 없이 그은 일시불 결제를 할부로 전환할 수 있다. 국민카드의 ‘일시불 할부결제 서비스’는 국내외에서 구매한 5만원 이상 일시불 구매를 2~12개월까지 할부로 쪼개서 결제할 수 있다. 게다가 5만원 이상 현금 서비스받은 금액도 2~12개월 할부 결제가 가능하다. 반드시 결제일 이전에 신청해야 하며, 가지고 있는 신용카드가 연체 중일 경우엔 신청할 수 없다.

신한카드의 할부 전환기간은 2~24개월까지다. 할부로 전환할 경우 기간에 따라 연(年) 10.8~18.8%의 할부 수수료가 적용된다. 단 현금서비스는 할부로 전환할 수 없다. 현대카드는 외국에서 사용한 금액만 분할 결제받는다. 한국 돈 5만원이 넘는 거래는 2~12개월 동안 나눠 낼 수 있다. 결제일 12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 BC카드는 5만원 이상 해외 일시불 결제의 경우 결제 닷새 전에 신청하면 할부로 전환해 준다.

◆혼자 ‘쏘고’후회되나요? 더치페이도 가능합니다

나누미 서비스도 독특하다. 일시불로 결제한 금액을 BC카드를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눠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직장인들의 ‘엔 분의 일(1/(n)’ 습성을 제도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제한 사람이 함께 돈을 낼 사람들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카드사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1/n’이 시작된다. 카드사의 통보를 받은 다른 사람들이 ‘1/n’ 금액을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등록하면 다음 결제일에 일제히 빠져 나간다. 회식, 회갑연, 효도여행 때 사용해 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