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이야기]실리콘밸리를 만든 '규소'

by하지나 기자
2024.04.06 12:00:00

반도체의 핵심 웨이퍼의 주요 재료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 성질 가져
''부싯돌'' 라틴어 silicis에서 유래
콜라겐 생성과 결합에 주요 역할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대해 들어보셨을텐데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이 곳은 실리콘칩 제조회사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이같은 이름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이 실리콘은 반도체의 핵심 재료입니다. 그런데 이 실리콘이 사실은 규소라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규소는 원자번호 14번으로 원소 기호는 Si입니다. 규소를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1824년 스웨덴 화학자 옌스 야코브 베르셀리우스입니다. 그는 플루오린, 칼륨, 규소의 화합물에서 규소를 추출해냈죠.

실리콘이라는 이름은 부싯돌을 뜻하는 라틴어 ‘Silicis’에서 유래됐습니다. 실제로 이산화규소로 이뤄진 부싯돌을 활용해 고대인들을 불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규소는 지각에서 산소 다음으로 가장 많은 원소입니다. 자연에서는 일반적으로 규산염이나 이산화규소로, 암석이나 모래의 형태로 존재합니다.



규소는 반도체의 핵심으로 알려져 있죠.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인 웨이퍼를 만들 때 모래에서 추출한 규소를 정제해 뜨거운 열로 녹인 뒤 고순도의 실리콘 액체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이 웨이퍼는 트랜지스터나 다이오드, 태양광 전지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규소는 전기가 잘 흐르는 도체와 전기가 흐르지 않는 부도체의 중간 성질을 가진 반도체의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부도체이지만 온도의 변화나 불순물이 섞이면 도체의 성격이 강해집니다.

이밖에도 우리 일상에서 규소가 쓰이는 경우는 많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 이산화규소를 사용해 유리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규소는 우리 몸에도 꼮 필요한 필수 영양소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규소는 콜라겐의 생성과 흡수에 영향을 미치며, 콜라겐 결합을 더욱 단단하게 합니다. 콜라겐은 우리의 뼈, 피부, 근육, 힘줄 등을 구성하는 주요 단백질이죠. 만약 체내에 규소가 부족하면 손발톱이 깨지거나 피부의 탄력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죠.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답니다. 규소는 현미, 통밀, 감자, 조개류와 같은 해산물에 많이 들어가 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