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아야 할 역사” 베이징에서 울려 퍼진 만세삼창

by이명철 기자
2024.03.01 13:48:59

독립유공자 후손 등 모여 105주년 3·1절 기념행사
윤 대통령 기념사 “3·1운동 정신 자유 가치 지킬 것”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에선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일인 금요일, 베이징에 위치한 한 건물 작은 사무실에 태극기를 든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였다. 이날은 지난 1919년 3월 1일 한반도 독립운동가들이 일본 식민 통치에 항거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지 105주년이 되는 3·1절(삼일절)이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105주년 3·1절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3월 1일 중국 베이징의 한인 타운인 차오양구 왕징에서는 ‘105주년 3·1절 기념행사’가 열렸다.

중국은 상하이 임시정부가 위치한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거점이다. 북경한국인회는 수년 동안 이곳에서 3·1절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기념행사를 통해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기억하고 민족 정신을 되새길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이 자리에는 독립유공자 장지락(독립운동가 김산의 본명) 선생의 손자 고우원 선생, 독립유공자 김동진 선생의 딸 김연령 여사 등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장지락 선생은 3·1 운동이 일어나자 만세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만주로 넘어가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일하기도 했다. 미국의 언론인 겸 작가 님 웨일즈는 그의 전기를 다룬 ‘아리랑’을 펴냈다.



김동진 선생도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다. ‘봄이 오면’ ‘가고파’ 등을 지은 작곡가로도 유명하다.

행사에 참석한 김병권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관 공사 겸 총영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사를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105년 전 오늘 우리의 선열들은 대한의 독립국임과 대한 사람이 그 주인임을 선언했다”면서 “3·1운동의 정신인 자유의 가치를 지키며 더 행복하고 풍요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기념사 후에는 김 총영사를 비롯해 독립유공자 후손, 기독교·불교·원불교 등 종교단체 관계자들, 한인 단체 등 관계자들이 모여 만세삼창을 외쳤다. 순국선열을 기리는 묵념에 이어 3·1운동 참석자들이 선포했던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다.

박기락 북경한국인회 회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의 교민이 줄고 시장 경기 위축돼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 같이 할 수 있다는 게 의미가 있다”며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는 단재 신채호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자”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념행사 이후 2부에서는 김진곤 주중한국문화원장이 참석자들 대상으로 역사에 대한 강의를 실시했다.

1일 중국 베이징시 차오양구 왕징 북경한국인회 사무실에서 열린 ‘105주년 3·1절 기념행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