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저임금, G7중 가장 높아..노동시장 감당 못해”

by박민 기자
2023.04.02 12:00:00

경총, ‘2022년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
국내 최저임금, 중위임금 대비 62.2%
OECD 30개 국가 중 8번째로 높아
선진7개국(G7)중 가장 높은 수준

[이데일리 박민 기자] 우리나라 최저임금(2022년 기준 시급 9160원)이 G7(선진 7개국,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이탈리아·캐나다) 국가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최저임금이 경제수준과 노동시장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인상됐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일 발표한 ‘2022년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 및 최저임금 수준 국제비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통계청의 ‘2022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원시자료’를 통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9160원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수는 275만 6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전체 임금 근로자 가운데 법적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인 ‘최저임금 미만율’은 12.7%로 조사됐다.

경총은 “최저임금 미만율은 2019년 16.5%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12%대에 달하고 있다”며 “이러한 수치는 우리 최저임금제도와 시장 현실 사이에 여전히 크나큰 괴리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1년에는 최저임금액 미만 근로자 수가 57만7000명이었지만 20여 년이 지난 2022년에는 275만 6000명으로 377.6%이 급증했다. 이에 따른 최저임금 미만율도 2001년 4.3%에서 3배 수준인 12.7%로 8.4%p 증가했다.

이러한 수치 변화는 ‘여전히 최저임금 정도의 임금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 줘야 한다’는 분석보다 ‘최저임금 고율 인상 누적으로 우리 최저임금 수준이 매우 높아져 노동시장 수용성이 저하됐다’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게 경총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와 G7 국가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 추정(2022).(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 하는 게 OECD 회원국 간 ‘중위 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이다. 최저임금의 수준에 대한 국가적 비교를 위해서는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이 가장 많이 활용된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2.2%로 OECD 국가(최저임금제도가 존재하는 30개국) 중 8번째로 높았다.

경총 관계자는 “우리보다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이 높은 8개 국가는 콜롬비아, 튀르키예, 코스타리카, 칠레, 뉴질랜드, 포르투갈, 멕시코로 이들 국가의 경제규모와 산업구조를 따져봤을 때 우리의 산업경쟁국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에 산업 경쟁국에 있는 선진7개국(G7)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수준이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또한 OECD가 분석한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이하 근로자 비율’은 2021년 기준 19.8%로 OECD 25개국 중 멕시코(25.0%)에 이어 2번째로 높았다. 특히 최저임금 이하 근로자 비율 19.8%는 OECD 25개국 평균 7.4%의 2.7배에 달한다. 일본 2.0%, 독일 4.8%, 영국 5.9% 프랑스 12.0% 등 주요국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기구(OECD) 25개국의 최저임금 이하 근로자 비율 비교.(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하상우 경총 본부장은 “최근 우리 최저임금이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게 인상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커졌지만, 일부 업종에서 30%가 넘는 최저임금 미만율을 보이는 등 노동시장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하 본부장은 “최저임금 수용성 제고를 위해서는 향후 상당기간 최저임금 안정이 필요하고, 업종에 따라 격차가 심한 경영환경을 감안해 최저임금 구분적용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