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영 “코로나19로 촉발된 학력격차…AI 맞춤형 교육으로 줄여야”
by오희나 기자
2021.12.18 17:42:11
AI 기술, 미래교육 패러다임 전환 지렛대 될 것
활동중심 수업 확대·절대평가 전환 등 제도 개선 필요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인공지능(AI) 시대, 교육의 지향점은 맞춤형 교육이다.”
정제영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장(교육학과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AI 기술은 근대식 교육의 패러다임을 미래교육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겪은 온라인 교육의 경험을 활용해 미래교육의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학교 현장에서 학생 맞춤형 교육을 지원할 AI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인공지능(AI)교육 종합방안’ 정책연구 책임자였던 정 소장은 지난해 5월부터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4차산업혁명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면서 학생들의 AI기술 활용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학교 현장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학력격차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AI맞춤형 교육이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 핵심적인 지향점은 모든 학생이 각자 원하는 학습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AI의 교육적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AI 보조교사 시스템’을 구축해 수업, 평가, 기록 등 교사의 교육활동을 지원함으로써 맞춤형 학생 지도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특히 “원격수업, 가정의 경제적 배경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교육격차 문제 또한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원인을 진단하고 학생의 학습동기를 유발시키는 것이 중요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AI 맞춤형 교육이 학교에 정착하려면 시스템 구축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에서 에듀테크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을 시행하기 위해선 기가급 무선 인터넷 확충, 학생 1인당 1디바이스 보급, 학습을 위한 공간 등이 필요하다”며 “학습자 데이터를 관리하면서 교사를 돕는 학습관리시스템(LMS)도 클라우드 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K-에듀 시스템’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과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AI 기반 지능형 학습 시스템도 제공돼야 하는데 이를 능숙하게 다루면서 학생 개별 수준과 속도에 맞춘 학습지도를 해 줄 교원의 역량도 중요하다”며 “전국 41개의 교육대학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AI융합교육 전공이 현직 교사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제도적 개선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학년제 중심 학교제도의 유연한 혁신 △지식과 정보 교육과정 최소화로 활동중심 수업 확대 △절대 평가 전환 등의 제도적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학교제도는 오랫동안 운영된 견고한 시스템”이라며 “부분적 개선은 오히려 전체 학교 시스템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시스템의 하위 요소의 문제를 세밀하게 검토해 전체 학교 시스템이 새로운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급격하게 변화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코로나19로 인한 원격교육 등으로 교육환경이 수시로 바뀌면서 자녀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가 깊다. 특히 2022 교육과정에 AI가 기초소양으로 등장하면서 달라진 교육체제에 자녀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지, 학교 공부를 잘 따라갈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변화하는 교육환경의 흐름을 이해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교육환경에서 요구되는 부모의 다양한 역할에 대해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자녀를 지지하고 격려해 동기를 부여하는 멘토로서의 부모 역할이 강조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부모도 평생학습자로서 자녀와 함께 학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