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사는 여성' 20년 전 128만→334만 가구 "저출산 영향"

by박경훈 기자
2021.09.05 12:42:13

여가부, ‘2021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결과 발표
여성인구, 총 인구 49.9%…남초에서 점차 균형
초혼 건수 20년 전보다 38.6%↓, 이혼 10.8%↓
"1인 가구 증가, 혼인 건수 감소 등 출산율 큰 영향"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여성 1인가구가 20년 전보다 2.6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저출산 문제에도 관계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중 일부. (사진=MBC)
여성가족부는 5일 여성가구와 의사결정, 일·생활 균형·여성폭력, 고용, 소득, 건강 등의 지표를 통해 대한민국 여성의 삶을 분석한 ‘2021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인구와 가구 부문에서 지난해 여성인구는 총인구의 49.9%였다. 여성 100명당 남성 수인 성비는 100.4명으로 20년 전인 2000년(101.4명)에 비해 성비는 점차 균형을 맞췄다.

여성이 가구주인 비율은 2000년 18.5%에서 20년만에 32.3%로 증가했다. 여성 1인 가구는 20년 전 128만가구에서 333만 9000가구로 2.6배 증가했다. 나이별로는 70대 이상이 가장 많고, 20대 18.5%, 60대 17.6%순이었다.

여성 한부모가구는 남성 한부모가구(24.8%)에 비해 50.4%포인트 더 많았다. 지난 2016년과 비교하면 여성 한부모가구는 늘고 남성 가구는 감소했다. 같은 해 초혼 건수는 16만 7000건으로 2000년보다 38.6% 감소했다. 평균 초혼 연령은 여성 30.8세, 남성 33.2세로 남녀 모두 상승 추세다. 출생아 수는 27만2000명으로 합계 출산율은 0.84명이다.

이혼 건수는 10.8% 감소했다. 이혼한 부부 중 20년 이상 함께한 부부의 비중이 37.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김종미 여가부 여성정책국장은 “혼인건수의 감소, 만혼 증가 등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사회적 인식이 급변하고 있어서 이는 출산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국회의원 여성 비율은 19.0%, 여성 장관 비율은 27.8%, 공공 및 민간사업장의 여성관리자 비율은 20.9%, 4급 이상 일반직 국가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17.8%, 변호사 중 여성 비율은 27.8% 등으로 의사결정 직위에 여성 참여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김종미 여성정책국장은 “정부 차원에서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를 국정과제로 삼고 5개년 계획을 수립해 꾸준히 시행해 온 결과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시장법상 기업 이사회 성별 구성에 특례조항이 신설되고, 100개 기업과 성별 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해 추진하는 등 민간부문에 있어서도 의사결정 직위로의 여성 진출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생활 균형 부문을 보면 지난 2019년 출생아 부모 중 여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63.6%로 2010년과 비교하면 22.6%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및 유연근로제를 활용한 비율도 5년 전보다 각각 7배, 2.6배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김 국장은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1.8%,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활용 비율은 11.2%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나, 여성에 비해서는 현격히 저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재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1인 가구의 증가, 혼인 건수 감소, 만혼 증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인식이 급변하고 있는 것은 출산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가족구성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 성 평등한 노동시장 조성과 다양한 사회적 돌봄 확충에 역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