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썩는 유치 방치땐 영구치 '이'상하게 자라요
by이순용 기자
2020.11.17 07:05:18
[구지은 동두천 유디치과 원장]오복(五福) 중 하나인 치아 건강을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유년기 습관을 잘 형성해야 노년까지 건강한 치아 관리가 가능하다. 유치(젖니) 관리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한 번 쓰고 말 것’이라는 생각으로 방치했다가는 영구치 변형까지 불러올 수 있다. 원활한 저작(씹는) 기능은 성장기 신체 발달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이들은 치아관리를 스스로 하기 어려워 충치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예방치료가 중요하며 올바른 칫솔질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 좋다.
성인은 평균 6개월 동안 양치가 불량한 구강 내 환경이 만들어지면 충치가 발생하지만 어린이의 경우 성인에 비해 단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치아 유기질 함량이 많기 때문에 충치 발생기간도 더 빨라지게 된다. 어린이 충치 예방치료로는 치아홈메우기, 불소 도포 등이 있다. 치아홈메우기는 어금니에 있는 작은 틈새나 홈을 치과재료로 메워서 음식물이나 세균이 끼지 않도록 해 충치를 예방하는 치료다. 불소 도포는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되는 불소를 치아표면에 발라 치아를 튼튼하게 해 줌으로써 충치에 대한 저항성을 갖게 해 주는 예방치료다.
만 6세에서 만 12세까지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시기다. 이때 입으로 숨을 쉬고 혀를 내밀거나, 손가락을 빠는 등 좋지 못한 습관이 턱뼈 성장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 부정교합은 교정치료가 좋은 방법으로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치료로 여유가 있는 방학기간이 적기일 수 있다. 어린이는 성인처럼 영구치가 형성돼 있지만 잇몸뼈의 골밀도가 단단하지 않다. 또한 치아 이동속도가 빨라 치아교정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빠른 치아이동 속도로 인해 어릴 적 치아교정을 해도 성인이 된 후 재교정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정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교정 시기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아 건강 필수 조건은 역시 양치질이다. 연령에 맞는 칫솔 사용법과 양치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아래 앞니가 돋아나는 생후 6개월 무렵에는 칫솔질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깨끗한 거즈를 물에 적셔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닦아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만 3세가 되면 유치 20개가 모두 자라나 유치열이 완성된다. 이때부터는 칫솔질이 필요하다. 유치는 영구치보다 강도가 약하고 잇몸도 성인에 비해 연약한 탓에 칫솔질을 너무 세게 하면 되레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흔히 ‘333 법칙’으로 알려진 양치 습관도 유아기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양치질이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 세 번, 3분씩 양치를 하면 치아와 잇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만 2세에서 5세까지는 부모나 보호자가 직접 양치질을 해주고 6~7세 때는 아이와 보호자가 함께, 그 이후에는 아이 스스로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치실, 치간칫솔 사용을 습관화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