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IT용어]미국이 GPS를 끈다면?

by조용석 기자
2018.04.07 10:32:28

미국 군사용으로 개발한 GPS, 1984년 민간용도 개방
GPS 미국이 통제 가능…러·中 자체 항법시스템 개발
GPS·GLONASS 동시 사용도…한국도 KPS 개발 나서

GPS의 동작원리 (사진 = GPS 공식홈페이지 캡쳐)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스마트폰의 널리 보급되고 위치기반서비스(LBS)가 일상화되면서 자주 접하게 되는 단어 중 하나 바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라는 위성항법시스템이다.

GPS는 당초 미국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등의 정확한 폭격을 위해 군사용으로 개발한 것이다. 미국의 GPS를 위한 위성을 처음 쏘아올린 시점은 1978년이다.

하지만 1983년 대한항공기가 소련 사할린 상공에서 당시 소련 미사일에 격추된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1984년 민간에게도 GPS를 풀기로 했다. GPS는 현재도 암호화된 군사용과 민간용이 별도로 운영된다.

GPS가 민간영역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점은 2000년 이후다. 미국은 그 전에는 GPS의 민간사용을 허가하면서도 의도적으로 오차(SA)를 집어넣었다. 하지만 2000년 미국이 오차를 제거를 결정하면서 현재 정확도를 갖추게 됐다.

GPS의 원리는 이렇다. 스마트폰 등 GPS 수신 장치는 4개의 GPS 위성과 교신한다. 3대의 위성에서는 위치정보를 받고, 나머지 1대의 위성과는 시간정보를 수신한다. 3대의 위성에서 받은 신호를 토대로 XYZ 3차원 위치 정보를 만든다.

GPS에서 시간정보가 꼭 필요한 이유는 위치 측정 방법 때문이다.



GPS 위성과 GPS 수신기 거리는 위성에서 보내는 전파의 도달시간을 바탕으로 계산하는데, 이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GPS 위성과 수신기의 시간이 일치해야 한다. GPS 위성에는 3000만년에 1초의 오차밖에 나지 않는 세슘 원자시계가 장착돼 있다.

하지만 GPS는 미국이 독점적으로 운영·관리하고 있다. 현재 30대의 GPS 위성을 운영하는데 드는 상당한 비용도 모두 미국이 부담하고 있다. 결국 미국이 유사시 특정지역에 운영을 중단하거나 오차를 일부러 집어넣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GPS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음에도 러시아·EU·중국 등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자체적인 위성항법시스템 구축에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러시아는 글로나스(GLONASS)라는 항법시스템을 개발, 2011년부터 전 세계 위치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은 베이더우(北斗), EU는 갈릴레오라는 독자적인 항법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가민 등 다수의 위치정보기반 장치들은 위치정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GPS와 글로나스를 동시에 쓰기도 한다. 글로나스의 경우 민간용 GPS보다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GPS와 글로나스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배터리 소모량이 커진다.

한편 우리나라 역시 4차 산업혁명시대 성장동력 기반인 위치·시각정보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한반도 주변지역을 위한 위성항법시스템으로 GPS 등과 결합 또는 독자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2035년 구축이 목표다.
가민(Garmin) 사이클링 컴퓨터 엣지의 위성 설정메뉴. GPS와 GLONASS를 동시에 잡아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