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15.03.14 09:00:00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국민연금이 헤지펀드에 투자키로 결정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헤지펀드에 대해 ‘투기성’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리스크를 걱정하는 시각과 기존 전통적인 자산 투자에서 오는 한계를 헤지펀드 투자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자체적으로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헤지펀드 투자로 수익률은 높이고 리스크는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2014년 중장기 자산배분에 사용한 주요 자산군의 기대수익률을 기초로 기금 목표수익률을 5.5%로 가정했을 때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지 않으면 기금수익률 변동성은 5.62% 수준이다. 그러나 헤지펀드에 2% 투자하면 변동성은 5.57%로 줄어들고 5% 투자하면 5.5%로 낮아진다.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면서 환헤지까지 하면 2% 투자 시 5.53%, 5% 투 자시 5.41%로 더 줄어든다.
헤지펀드에 투자하면 5년 동안 누적 운용수익률이 같은 기간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가정 하에 헤지펀드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칠 가능성은 9.67% 수준이지만, 2% 투자하면 9.47%로 떨어지고 5%로 늘렸을 땐 9.2%로 낮아졌다. 이 역시 환헤지까지 하면 5% 투자 시 9%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리스크와 수익률을 단순 비교해도 해외 헤지펀드 성과는 비교적 양호했다. 해외 헤지펀드의 리스크 대비 수익률은 환헤지 했을 경우 1.17%로 해외 채권(1.55%), 국내채권(2.26%) 보다는 낮았지만 해외주식(0.3%), 국내주식(0.57%)를 웃돌았다.
헤지펀드는 특히 위기가 발생했 을때 강했다. 지난 1998년 8월 러시아 위기가 터졌을 때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AC) 기준 해외 주식은 14.2% 손실을 냈지만 헤지펀드리서치인덱스(HFRI) 펀드가중지수로 본 헤지펀드는 손실률 8.7%에 그쳤다.
전세계 IT 버블 붕괴로 금융시장이 출렁했던 2000년 9월부터 12월까지 기간과 2001년 9월 미국을 강타한 9.11 테러 때에도 헤지펀드가 해외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7%포인트 가량 손실을 덜 냈다.
글로벌 금융위기때에는 수익률 차이가 더 벌어진다. 2007년10월부터 2009년2월까지 해외 주식은 56.2% 떨어져 반토막도 더 났지만 헤지펀드에서는 21.4% 손실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수익률 제고를 위해 헤지펀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달 26일 열린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헤지펀드에 자급을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초기에는 전체 기금의 0.5% 한도 내에서 점진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재간접투자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오는 11월까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간접투자자 신청 절차를 완료한 뒤 올해 말부터 헤지펀드 투자를 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