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잘못된 만남?`..증권가 줄줄이 혹평

by유용무 기자
2010.11.17 08:58:40

증권가 "인수대금 높아..재무적 리스크 전가 가능성" 우려
목표가·투자의견 줄줄이 낮춰..한국투자, 긍정평가 내놔 `눈길`

[이데일리 유용무 기자] 현대건설(000720)이 `예비 주인`으로 현대그룹을 맞이한 데 대한 시장의 평가가 싸늘하기만 하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혹평과 함께 부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그룹이 예상을 크게 웃돈 인수대금(5조5000억원)을 뒷탈 없이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에 물음표를 내놓고 있다. 또한, 향후 재무적 리스크를 현대건설에 전가할 가능성에도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강광숙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수금액이 시장예상치를 크게 넘어섰다"면서 "인수대금 회수를 위해 현대건설을 우회적으로 활용할(현대건설의 현대그룹 자산인수 등)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진일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1분기로 예정된 매매대금 현금 지불과 6조8000억원에서 8조1000억원으로 늘어난 현대그룹의 차입금을 고려할 때, 현대그룹의 재무적 부담 전가 리스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외부조달의 대부분에 대해 현대상선이 상환 의무를 지니고 있다는 걸 감안할 때, 향후 추가 현금흐름 확보를 위해 현대건설과의 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건설의 향후 주가 전망도 좋을 리 없다. 대다수 증권사는 재무적 부담이 해소된 이후에나 주가의 재평가가 이뤄질 거란 견해를 내놓고 있다.목표주가 등도 밑으로 조정하는 양상이다.



실제 IBK투자증권은 이날 현대건설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낮췄고, 미래에셋증권도 9만2000원에서 8만1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삼성증권은 목표주가(6만1000원)와 투자의견(매수) 모두를 내려잡았다.

하나대투증권은 한 발 더 나아가 투자의견(중립)과 목표주가(6만3700원)를 낮춘데 이어 업종 최우선 추천주(Top Picks)에서도 제외했다.

외국계 증권사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다이와증권과 HSBC증권은 M&A 관련 단기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들어 현대건설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UBS증권도 "자금 조달 리스크는 물론 합병 이후 경영과 전략 면에서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증권사들 중 거의 유일하게 현대건설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