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강자로 급부상한 구글…증권가 "더 오른다"[주목!e해외주식]

by권오석 기자
2025.11.29 09:00:00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텐서처리장치(TPU) 최신 제품 주목
메타·앤트로픽 등 거대 고객사와 협력 관계 구축
새 AI 모델 ‘제미나이3’ 호평에 주가도 급등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인공지능(AI) 칩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에서 구글이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구글이 메타 플랫폼스와 자체 칩인 ‘텐서처리장치’(TPU·Tensor Processing Unit) 도입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면서다. 이에 엔비디아가 장악해온 AI 칩 생태계에 구조적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AFP)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메타는 구글의 TPU를 자사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계약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7년부터 자체 데이터센터에 TPU를 투입하고 내년에는 구글 클라우드에서 칩을 임대하는 방식도 논의 중이다.

메타는 TPU를 AI 모델 학습(training)에 활용할지 아니면 연산 부담이 비교적 낮은 추론(inference)에 투입할지를 놓고 여러 시나리오를 고민하고 있다. 메타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전적으로 의존해온 구조를 일부라도 전환한다면 빅테크 전반의 연산 인프라 전략도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글은 앞서 AI 모델 개발사인 앤트로픽과 최대 100만개 규모의 TPU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메타까지 협력 관계를 가져가면서 외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는 구글의 TPU가 내부 실험용 칩에서 글로벌 AI 연산 시장의 또 다른 선택지로 올라서는 분기점으로 볼 수 있다. 오픈AI 또한 올해 5월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구글 TPU는 특정 AI 작업에 최적화된 전용집적회로(ASIC) 기반 칩이다. 이는 대규모 병렬 연산이 강점인 엔비디아의 GPU와 구조적으로 다르다. 전력 효율과 특정 작업 성능이 장점인 것에 반해 구글 클라우드 환경을 벗어나 활용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앤트로픽과 오픈AI, 메타가 TPU에 관심을 보이는 건 구글이 이달 출시한 ‘제미나이3’(Gemini3) 성능이 상당한 도약을 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구글은 제미나이3 사전훈련 및 추론·학습 대부분에 TPU를 활용했고 추론·속도·이미지·영상 모든 면에서 업계의 호평을 받았다. 이에 주가도 화답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에는 뉴욕증시에서 6.31% 급등한 318.58달러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찍었다. 그 다음날(25일)에도 1.53%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알파벳은 빅테크 중 가장 완전한 AI Full Stack(풀스택)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TPU를 기반으로 한 뛰어난 하드웨어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구글 클라우드 성장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전망”이라며 “반독점 소송 결과에 대한 우려가 완화 중인 점도 투자 포인트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ROIC(투하자본수익률) 측면의 우려를 가장 빠르게 해소할 수 있는 잠재력도 보유했다”고 내다봤다.

장문영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AI 사이클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나, AI 하드웨어 기업의 실적·가이던스는 여전히 상승 국면임을 시사한다. 특히 동사는 풀스택 AI 기업으로 구조적 우위를 보유하고 있다”며 “기술 경쟁력, 풀스택 구조에 기반한 수익성 강화 모멘텀 등을 고려했을 때 성장 국면은 여전히 유효하며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