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좋아하면 다 친구!"…'레어템' 뜨자 난리났다[르포]

by공지유 기자
2024.08.12 09:00:00

폭스바겐 '소형 해치백' 골프 50주년 기념
볼프스부르크에서 '골프 GTI' 팬 페스트 열려
클래식 모델부터 길이 긴 '고오올프'까지
"전 세계 애호가 친구들과 소통 즐거워"

[볼프스부르크(독일)=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너도 폭스바겐 좋아해? 나도 폭스바겐 좋아해.’ 같은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나 가족보다 가까운 친구가 되는 경험이 즐겁습니다.”

전 세계 폭스바겐 애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부터 28일까지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열린 세계 최대 골프 축제 ‘골프 GTI 팬 페스트’에서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골프 GTI 팬 페스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주차돼 있는 차량들을 구경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골프 GTI 팬 페스트는 1982년 폭스바겐의 해치백 모델 ‘골프’ 마니아들에 의해 오스트리아 뵈르터제에서 ‘GTI 트레펜’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린 행사다. 올해는 골프 출시 50주년을 맞아 골프가 생산되는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행사가 개최됐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골프 GTI 팬 페스트’ 현장에 주차돼 있는 배색 골프 차량.(사진=공지유 기자)
행사 이틀 차인 지난달 27일 찾은 폭스바겐 아레나.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휘황찬란하게 꾸며진 골프 고성능 버전 GTI 모델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클래식 1세대 차량을 비롯해 빨강·파랑·노랑·초록 격자 배색 골프부터 차체를 길게 이어 붙여 ‘골프’(golf)가 아닌 ‘고오오올프’(gooolf) 로고를 달고 있는 튜닝 차량까지 제각각 다른 차량의 오너들이 서로 모였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골프 GTI 팬 페스트’ 현장에 주차돼 있는 ‘긴 버전’ 골프 차량.(사진=공지유 기자)
이들에게 있어 서로의 차를 구경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자연스러운 문화였다. 같은 차여도 화려한 디자인을 하고 있거나, 다른 곳에서 보기 드문 ‘레어’한 모델이라면 모두가 몰려들어 엔진룸을 열어보고, 차에 대한 질문을 하며 행사를 즐겼다.

독일에 거주하면서 평소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던 행사에 참여해 왔다는 니코(34)씨는 “1998년 출시된 폭스바겐 루포 GTI 컵카를 5년 전에 구입한 뒤부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며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을 같이 만나 서로의 차를 구경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골프 GTI 팬 페스트’에 참가한 니코(34)씨가 자신의 루포 컵카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미국에서 배에 차를 싣고 가져와 행사에 참여했다는 제이미 오어씨는 골프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이었다. 1980년대에 전시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전장이 긴 ‘고오오올프’ 차량을 운전해 온 제이미씨는 “아프리카부터 멕시코까지 전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골프 애호가들을 만났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도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다”고 했다.



제이미씨는 “‘너도 골프 좋아하냐, 나도 골프 좋아한다’ 한 마디로 모든 것이 정의되는 행사”라며 “한국을 포함해 가능한 한 많은 나라들을 돌며 오너들을 만나는 것이 목표”라며 웃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골프 GTI 팬 페스트’에 참가한 제이미 오어씨가 자신의 차량에 앉아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3일 동안 열린 행사 기간 동안 총 2500여대의 골프 차량과 1만5000명 이상의 폭스바겐 팬이 현장을 찾았다. 폭스바겐은 행사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골프 오너들이 직접 차량을 운전해 폭스바겐 공장을 가로질러 달리는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는 개방하지 않는 폭스바겐 공장 입구를 이날 처음으로 팬 페스트를 위해 개방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골프 GTI 팬 페스트’ 퍼레이드를 위해 준비 중인 골프 GTI 차량들.(영상=공지유 기자)
현장에 참석한 글로벌 미디어 기자단들도 골프 GTI 1세대부터 골프 신형 8.5세대에 직접 탑승해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이날 한국 기자단이 탑승한 차량은 골프 3세대와 8.5세대였다.

각각 다른 디자인을 한 골프 차량들이 나란히 도로를 달리며 경적을 울리기도 하며 주행했다. 처음에는 거리에 있는 시민들의 관심이 어색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럽게 창문을 열고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퍼레이드를 즐겼다. 1세대부터 8.5세대까지 한 줄로 대형을 맞춰 퍼레이드에 참여하면서 잠시나마 오너들의 소속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마틴 샌더 폭스바겐 승용차 부문 세일즈·마케팅·애프터세일즈 총괄이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폭스바겐코리아)
마틴 샌더 폭스바겐 승용차 부문 세일즈·마케팅·애프터세일즈 총괄은 한국 기자단과 만나 “수많은 나라 고객들이 자신의 차를 가지고 행사장에 모여 즐기는 모습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자동차 업계 경쟁 속에서도 고객들이 얼마나 폭스바겐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를 보여준다”며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폭스바겐 브랜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골프는 1974년 처음 출시된 소형 해치백으로, 글로벌 누적 판매 3700만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한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샌더 총괄은 “골프는 폭스바겐에 있어 매우 중요한 모델”이라며 “최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출시에 이어 전동화 모델도 개발 중으로, 전동화 모델에서도 성공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