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신임 재무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재정 물려받아"
by방성훈 기자
2024.07.09 08:22:21
노동당 정권 교체후 신임 재무장관 첫 연설
"보수당 집권 14년의 혼란 및 경제적 무책임 직면"
올 가을 예산 발표 때 "세금 인상 불가피" 예고
신규주택 건설·규제완화 등 친기업 공약 재확인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제2차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상태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에 새로운 노동당 정부가 들어선 뒤 신임 재무장관으로 임명된 레이첼 리브스는 이날 취임 후 첫 연설에서 리시 수낵 전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재정 상황에 대해 ““이전 정부의 지출에 대해 재무부에 조사를 지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올 가을 예산 발표에서 세금 인상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위한 길을 열게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리브스 장관은 “우리는 (보수당이 집권했던) 14년 동안의 혼란과 경제적 무책임의 유산에 직면해 있다”며 “지난 72시간 동안 본 것은 ‘총선에서 승리한 자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이전 경고를 확인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재무부 관리들도 (우리가 직면한) 도전의 전체 규모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지난 주말 우리가 물려받은 지출 상태에 대한 평가 자료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올 가을 예산에서 세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이번 달 의회가 여름 휴회에 들어가기 전에 관련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리브스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앞서 보수당이 조기총선을 치르면서 노동당이 승리하면 세금을 인상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전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재정 상황에 대한 이번 검토 및 평가가 올 가을 예산에서 세금 인상을 정당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리브스 장관은 또 경직된 시스템에 대한 개혁 등을 통해 성장을 우선시하고 향후 5년 동안 150만개의 신규 주택 건설 등의 공약 등을 이행하겠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영국은 이제 기업과 협력하는 안정적인 정부를 갖게 됐다”며 “영국을 안전한 투자 피난처로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나는 당으로부터 업무를 처리하고 영국을 재건하라는 명령을 받고 (재무장관으로) 선출됐다”고 강조했다.
리브스 장관은 대규모 주택 개발 계획과 관련해 “개발 도중에 멈춘 부지에 대한 차단을 해제할 것”이라며 “낮은 품질임에도 보호받고 있는 지역에 더 많은 건물을 건설할 수 있도록 대도시를 둘러싼 그린벨트 경계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정부가 두 건의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 항소에 개입하기로 결정했으며, 영국 내 해상 풍력 발전소 건설 금지도 사실상 해제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수당의 한 전직 장관은 “공공 지출에 대한 모든 세부 사항은 예산 책임 사무국의 예측이나 의회에서 승인한 발표된 지출 추산을 통해 이미 공개됐다”면서 “세금을 인상하기 위한 핑계”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