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서안 지구' 점령안…휴전 협상에 최대 걸림돌되나
by최정희 기자
2024.02.24 14:49:18
네타냐후의 가자지구 미래 구상안 공개
"이스라엘이 가자·서안지구, 요르단 서부 전체 보안 통제권 가져"
이집트-가자지구 남부 국경 폐쇄, 거주자 출입 통제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의 완전한 비무장화, 이집트 남쪽 국경 폐쇄 등을 포함하는 전쟁 이후의 가자지구 미래 구상안을 공개했다.
문제는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관련국과 국제사회가 반대해 온 사항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 내각은 휴전 협상 및 인질 석방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 협상팀을 파견했는데 네타냐후의 구상이 휴전 협상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CNN이 확보한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지구 미래 구상안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이집트와 가자지구 남부 국경을 폐쇄해 이스라엘이 거주지의 출입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현재 이집트는 라파 교차로를 통해 가자지구 남부 국경으로의 접근을 통제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계획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서안지구, 이스라엘 전체를 포함해 요르단 서부 전체 지역에 대한 보안 통제권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팔레스타인들은 오랫동안 점령된 서안지구, 동예루살렘, 가자지구에서 독립 국가를 추구해왔는데 이와는 상반된 계획이다.
또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도록 함을 강조하고 있다. 구상안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영구적인 합의에 관한 국제적 지시를 완전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구상안은 국제사회에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리 행정부는 (이스라엘) 정착촌 확장에 반대한다. 이는 이스라엘 안보를 약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집트 또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국경을 통제한다는 제안에 거부했다.
일각에선 이스라엘에선 전쟁이 끝난 후 하야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협상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다만 전 야당 지도자인 베니 간츠가 이스라엘 총리의 후임자로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지만 가자지구 비전과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와 얼마나 다른 비전을 가질 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 테이블이 파리에 마련됐다. 회담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하마스가 첫 번째 단계에서 약 1500명의 수감자들을 석방하고 이스라엘 군대가 가자지구를 떠나도록 요구하고 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기 위한 논의를 요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주도한 남부 이스라엘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사망하자 군사 공세를 시작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해 이후 최소 2만9313명의 팔레스타인이 사망하고 최소 6만9333명이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