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신성장 확보-승계 작업 '두마리 토끼' 잡을까

by하지나 기자
2023.03.14 08:25:00

22일 주총서 OCI홀딩스-OCI 인적분할 추진
신설법인 OCI, 반도체·2차전지 소재 강화
이우현 부회장, 지분율 늘려 지배력 확대
배당 확대·자사주 매각 등 주주 달래기 나서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OCI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전환에 나선 가운데 기업 가치 제고 및 이우현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OCI는 오는 22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화학사업 분리를 담은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을 상정·의결한다. 앞서 지난해 11월 OCI는 존속법인 지주사 OCI홀딩스와 신설법인 화학회사 OCI로 인적분할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분할 비율은 69%대 31%이다. 존속회사인 OCI홀딩스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미국 태양광 사업, 발전사업, 도시개발사업 등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고 신규상장사인 OCI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베이직케미칼, 카본소재 등 화학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OCI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그동안 저평가됐던 화학부문의 가치를 재평가받는 한편, 신성장 동력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사업 연관성이 높은 부문들을 묶어 시너지를 높이고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OCI 관계자는 “화학 사업에 있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소재를 강화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OCI의 화학부문의 주력 제품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과산화수소, 카본블랙 등이다. 타이어 및 산업용 고무의 탄성 강화재로 사용되는 카본블랙의 경우 2021년 매출액이 2825억원으로 전체 매출액(1조5623억원)의 18.1%를 차지했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1296억원, 알루미늄 제련에 쓰이는 전극봉용 바인더에 사용되는 피치 매출액도 1433억원을 나타냈다.

또한 OCI는 작년 하반기부터 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고순도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생산 공정의 세정을 위한 필수 소재로 사용된다. OCI는 2020년 포스코케미칼과 합작사인 피앤오케미칼을 설립해 지난해 전남 광양에 과산화수소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충남 공주에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음극재 코팅용 피치 생산 공장도 짓고 있다. 기존에 생산하는 피치보다 녹는점이 높은 고연화점 피치로, 고용량 배터리 및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의 핵심 소재로 분류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을 통해 그간 관심을 받지 않았던 사업부 가치가 부각될 전망”이라면서 “OCI의 고순도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폴리실리콘 시황 악화에도 여전히 견조하고 주력 카본케미칼 제품인 피치는 최근 알루미늄 강세로 적어도 지난해 수준의 이익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지주사 전환은 화학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이우현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현재 이우현 부회장의 OCI 보유 지분율은 5.04%에 불과하다.

OCI홀딩스가 지주사가 되기 위해선 신설법인 OCI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OCI 홀딩스는 공개 매수 방식으로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OCI 보유주식을 OCI홀딩스에 현물출자하고 OCI홀딩스 신주를 배정받는 식으로 지분율을 늘릴 전망이다.

물적 분할을 위해선 주주총회 출석 주주의 2/3 이상이 찬성하고 이는 발행주식의 1/3을 충족해야 한다. 출석 주주가 모두 찬성한다면 전체 발행 주식의 34% 이상을 달성해야 하는 셈이다. 현재 3월 기준 OCI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22.23%에 이른다. 소액주주 등 다른 주요 주주들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OCI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주주 환심 사기에 나섰다. OCI는 잉여 현금 흐름의 30%를 현금 배당하고, 지주사 전환 과정 종료 후에는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연내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또 비경상적 이익이 발생하면 자사주를 취득하거나 소각해 추가 주주환원도 실시할 예정이다.

OCI 관계자는 “그동안 배당성향이 별도 기준 30% 이상으로 배당을 진행해왔는데 앞으로 신설법인에 대해서는 그 이상으로 배당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매입한 자사주 30만주도 적격분할에 필요한 것으로 1.26%에 불과해 인적분할을 하더라도 대주주 지분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