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기세 꺾으려 소도시 2곳 무차별 공격"

by이연호 기자
2022.03.05 14:02:41

英 가디언, 현지 주민 등 인용 보도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저항 세력의 기세를 꺾기 위해 전략적 가치가 없는 소도시 두 곳에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는 지난 4일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를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개최했다. 한국에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전쟁 중단 구호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4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군 영향권에 있는 도네츠크주 볼노바하시(市)와 루한스크(루간스크)주의 소도시 스챠스티아가 러시아군의 맹공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우크라이나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볼노바하시 인구는 2만1000여명, 스챠스티아시는 1만1000여명이다.

볼노바하에 지역구를 둔 우크라이나 의회 드미트로 루비네츠 의원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5분마다 박격포탄이나 포격이 떨어져 마을 내 모든 건물이 직·간접적 피해를 봤다”며 “주민 수천 명이 지하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볼노바하에 정부군이 주둔하지 않는데도 공격을 받고 있다며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 제공 요청에도 러시아군이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노바하와 마찬가지로 러시아군의 공격 대상이 됐다는 스챠스티아에서 탈출한 한 주민은 폭격과 포격으로 도시의 80%가 파괴돼 화를 피한 건물이 거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공격 탓에 도시에 있는 사람들은 3∼4일간 물, 가스, 전기도 없이 지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두 도시는 지난 2014년부터 이어져 온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간 저강도 분쟁의 최전선이었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현시점에선 전략적 가치가 없는데도 보복과 본보기 차원에서 무차별 공격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루비네츠 의원은 설명했다.

실제로 도네츠크 지역의 친러 반군 정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은 이날 러시아 국영 방송에 출연해 볼노바하를 정부군으로부터 탈환하는 작전이 끝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은 민간인을 위협하지 않으며 민간시설을 공격하지 않는다”며 “러시아군 통제 지역에 민간인 대피를 위한 안전 통로를 조성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