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만난 ‘고발사주 제보자’ 조성은 누구인가

by김미경 기자
2021.09.11 14:36:11

2014년 박원순·박지원 도우며 정치 입문
6년간 5개黨, 진보·보수 넘나든 청년 정치인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 세간 주목
지난 총선 직전 미래통합당 영입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내가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이자 공익신고자가 맞다.”

자신을 ‘윤석열 검찰 고발사주 의혹’의 ‘공익신고자’라고 스스로 밝힌 조성은 씨는 여의도 정치권에서 그리 낯선 인물이 아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국민의당 문준용 특혜채용 의혹 제보조작 사건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고, 6년여 간 여권에서 범야권으로 우클릭한 청년 정치인이다.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현 올마이티미디어 대표)은 10일 언론을 통해 자신이 제보자이자 공익신고자라며 직접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 직전인 4월 3일과 8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갑 후보)으로부터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보낸 것으로 의심되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에 대한 고발장’ 두 건을 전달 받았다고 지난 2일 인터넷언론 뉴스버스를 통해 처음 알렸다.

야당을 통한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임을 밝힌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수사기관에 제출한 증거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JTBC제공/연합뉴스)
1998년생 대구출신이자 연세대를 졸업한 조 전 부위원장은 디자인 분야 스타트업 업체를 운영하다가 2014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 같은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합류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당시 당 주류인 친문에 반대하며 탈당해 천 전 의원이 창당한 국민회의에 입당했다. 2017년 국민회의가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 통합하면서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공천관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국민의당이 창당한지 얼마 안돼 꾸려진 비상대책위에서는 초대 상임공동대표였던 천정배 전 의원의 추천으로 청년·여성 몫 비대위원이 됐다. 그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 박지원 국정원장이었다. 이후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을 알게 된 조 전 부위원장은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에게 전하면서 당 지도부가 국민에게 사과하고, 천정배·안철수 공동대표는 사퇴했다.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은 조 전 부위원장이 세간의 주목을 받은 사건이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의 특혜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실질적인 물증을 제시하지 못했는데, 조 전 부위원장이 당원 이유미씨로부터 ‘녹취록은 조작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인물로, 검찰 조사과정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진술을 했다.



조성은씨는 박지원 국정원장을 만나 식사를 한 지난달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늘 특별한 시간, 역사와 대화하는 순간들’이라는 글을 남겼다. 뉴스버스가 조씨로부터 김웅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 캡처를 제보 받았다고 밝힌 7월 21일과 첫 보도가 나온 9월 2일 사이 시점에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에서는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사진=조성은씨 페이스북 캡처).
조 전 부위원장의 당적 바꾸기는 계속됐다. 2018년 박지원 원장과 함께 국민의당을 탈당하고 2018년 2월 창당한 민주평화당에 입당해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다. 당시 조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원장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수차례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박지원 대표님 역시 이번의 순간으로 어느 당 소속 국회의원 1인이 아닌 정당을 초월하는 역사의 상징이 되셨다”며 “누군가 늘 묻는다. ‘왜 박지원 대표 곁에 따라다니는 거냐’고.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역사를 가까이서 바라보고 경험하기에는 박 대표 곁이 VIP석이니 그렇지 바보야’라고 하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얼마 지나지 않아 탈당한 뒤 지난해 1월 ‘브랜드뉴파티’ 창당에 동참했다.

당시 ‘브랜드뉴파티’는 자신들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사태를 거치며 부패한 진보와 뻔뻔한 보수에 환멸과 염증을 느낀 2040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한 달 뒤에는 범보수 세력 통합 과정에 참여하면서 청년 정당을 표방하는 브랜드뉴파티 대표 자격으로 미래통합당에 합류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을 맡았지만 참패하고 브랜드뉴파티 창당 과정에서 창당에 필요한 5000명을 채우기 위해 가짜당원 명부 의혹이 알려지면서 창당조차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다.

조 전 부위원장은 올마이티미디어라는 회사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올마이티미디어는 조 전 부위원장이 정계에 입문한 해인 2014년에 ‘더월드크리에이터스’라는 상호로 설립(설립 당시 자본금 50만원)됐다. 설립 당시 사업목적에는 가죽, 가방 및 신발제조업, 화장품 산업 관련 제품 제조, 개발 및 판매업으로 게재돼 있었다.

현재 올마이티미디어라는 홈페이지 회사 소개란에는 제품디자인, 특허개발에 대한 자문과 브랜드 컨설팅 서비스 제공에서 뉴미디어에 맞는 미디어전문가 기술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적혀있다. 추후 미디어콘텐츠사업 영역으로 확장해 영화, 웹드라마 등 자체적인 콘텐츠 제작 등을 수행하는 크리에이티브한 미디어 전문회사가 목표라고 소개하고 있다.

올마이티미디어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