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尹징계' 집행정지 인용 근거는 (종합)

by이연호 기자
2020.12.25 14:30:00

재판부, 징계위 혐의 인정 '판사 사찰 의혹' 등 3개 사유 판단
판사 사찰 의혹 "매우 부적절…차후 이 같은 문건 작성 안 돼"
채널A 사건 "일부 징계 사유 소명…본안 재판서 다툼 여지"
정치 중립 위반 "尹 '국민 위한 봉사'는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복귀를 결정한 법원이 집행 정지 신청 사건임에도 윤 총장의 임기를 고려해 본안 소송의 승소 가능성을 고려해 인용을 결정하면서 그 근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처분 집행정지 재판의 2차 심문 기일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 윤 총장 응원 배너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윤 총장의 징계 처분 집행 정지 신청 건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는 앞서 지난 16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 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의결하며 혐의를 인정한 3가지 징계 사유 ‘판사 사찰 의혹’, ‘채널A 사건 감찰 및 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 위반’ 각각에 대해 판단을 내렸다. 내년 7월 24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윤 총장의 임기 내에 본안 소송인 징계 처분 취소 소송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징계 처분의 실체적·절차적 위법성에 대한 판단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먼저 판사 사찰 의혹과 관련해 재판부는 “반부패강력부장과 공공수사부장이 개별적으로 재판부의 소송지휘 방식을 파악하는 것과 달리 검찰청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제3조의4 제1항에서 ‘수사 정보와 자료의 수집, 분석 및 관리에 관한 업무’를 담당한다고 규정하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주요 특수ㆍ공안 사건을 선별해 해당 재판부 판사들의 출신, 주요 판결, 세평, 특이사항 등을 정리해 문건화하는 것은 해당 문건이 악용될 위험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부적절하고 차후 이와 같은 종류의 문건이 작성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부분 징계 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구체적인 작성 방법과 경위에 대해 본안 소송에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는 일단 일부 징계 사유가 소명이 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본안재판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는만큼 일단 징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우선 감찰 방해와 관련 재판부는 “감찰본부장은 감찰사건에 관한 감찰개시 사실과 그 결과만을 윤 총장에게 보고하고 독립적으로 감찰업무를 수행하며, 윤 총장은 ‘감찰본부장의 조치가 현저히 부당하거나 직무의 범위를 벗어난 경우’가 아닌 이상 그 직무수행을 중단시킬 수 없다”며 “그럼에도 윤 총장은 ‘감찰활동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해 감찰 방해 징계 사유는 일응 소명이 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 방해와 관련해서는 “대검 부장회의에 수사지휘원을 위임하거나 그 위임을 철회하는 행위는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범위”라며 아예 징계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채널A 사건에 대한 감찰 방해 및 수사 방해는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본안재판에서 충분한 심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한 뒤 이외 징계 사유에 대한 판단과 징계 처분 절차의 하자 등을 고려해 “본안청구 승소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중립 위반 혐의에 대해서 재판부는 “총장이 언급한 ‘우리 사회와 국민들을 위한 봉사’는 정치를 통한 봉사, 국민을 위한 무료 변호, 일반 변호사로 활동하며 국민의 개별적인 이익대리, 다른 공직 수행을 통한 봉사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발언 진위는 윤 총장 퇴임 후 행보에 따라 밝혀질 것이라 부적절 언행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