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살아도 주택연금 받을수 있을까?

by이승현 기자
2020.08.27 07:46:15

국회도 대책마련‥주금공법 개정안 발의
'시가 9억원' 기준 현실화 필요 제기
금융당국·주금공 가입대상 확대 동의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주택연금 대상이 줄게 되자 국회를 중심으로 대책 마련 움직임이 활발하다.

주택연금 가입대상 가격 상한인 시가 9억원은 지난 2008년에 설정된 이후 12년째 변함이 없다. 시가 9억원을 더 이상 고가주택 기준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여야 모두 이를 현실화해 대상을 넓히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주택연금 가입상한을 시가 9억원이 아닌 공시가 기준 9억원으로 바꾸는 내용의 한국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한 게 대표적이다. 이 경우 시세 기준으로 약 13억원 상당의 주택 소유자까지 가입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가입 대상이 약 12만2000명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안은 주택연금의 담보취득 방법으로 1순위 저당권에 더해 신탁방식도 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주택연금은 가입 후 공실을 임대로 활용하는 게 불가능한데, 신탁계약이 허용되면 주택 공실의 임대가 가능해진다.

박성중 미래통합당 의원은 주택가격 한도를 아예 폐지하는 개정안을 지난달 내놓았다. 다만 받을 수 있는 연금은 제한토록 했다. 미국과 홍콩 등은 주택가격을 제한하지 않는 대신 주택연금지급 상한선을 두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주거용 오피스텔 거주자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발의했다. 오피스텔 거주자가 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오피스텔 거주가구는 2005년 15만9791가구에서 2018년 기준 46만3744가구로 늘었다. 이 중 55세 이상 가구가 6만8893가구를 차지한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2020 국정감사 이슈분석’에서 “주택연금에 대한 수요층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 제도는 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현행 주택가격 한도를 폐지하거나 관련 조항을 재정비해 노후자금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주택연금을 활용토록 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가입대상 확대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주택가격 상한을 공시가 9억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잘 사는 사람에게 왜 주택연금을 주냐는 의견이 있지만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이 필요하신 분이 분명히 있고 기금 건전성을 확보해 더 많은 분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대상확대가 되지 않은 건 부자에게 정부가 혜택을 줄 필요가 있냐는 반론 때문이었다. 이제 시가 9억원 기준을 현실화할 필요에는 공감대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