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펜스, 사실상 '예비대화' 제의..이제 '공'은 北으로

by이준기 기자
2018.02.15 11:00:00

"北, 우리를 확실히 이해하길 바라..대화하면 ''비핵화 정책'' 전할 것"
관건은 北의 대응..여권 "北, 탈출구 모색하려 할 것" 가능성 크게 봐

사진=AP/연합뉴스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정부가 북한에 상대방의 의중을 떠보기 위한 일종의 예비적 대화 성격을 띤 이른바 ‘탐색 대화’를 사실상 제의했다. 북미 양측이 어떤 형태로든 협상테이블에 마주할 공산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공’을 넘겨받은 북한이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우리를 확실히 이해하기를 원하며, 만약 대화의 기회가 있다면 그들에게 미국의 확고한 (비핵화) 정책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대화를 믿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그러나 대화는 협상이 아니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비핵화 본협상을 위한 ‘예비 대화’에 문을 열어 놓겠다는 의미로,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대화하겠다”며 “최대의 압박 전략과 관여를 동시에 하는 것”이라고 밝힌 지난 11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 추구를 포기할 때까지 북한과의 관계는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완전히, 검증할 수 있게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해, 협상의 궁극적 목표가 ‘한반도 비핵화’임을 분명히 했다.



펜스 부통령은 ‘탐색 대화’ 제의가 미 대북정책의 근간인 ‘최대의 압박’이 약화하는 건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그는 “제재와 압력에 관한 어떠한 진전이 이뤄지기 전에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영구히 포기해 그것이 해체되고 비핵화를 수용해야 한다는 우리의 공유된 입장의 단합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더 나아가 여전히 군사옵션을 거두지 않고 있다는 점도 확고히 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을 다룰 실행 가능한 군사옵션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우리의 의도와 미국 및 동맹의 진지함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도록 모든 기회를 소진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관건은 북한의 응답 여부다.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은 13일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고위급 대표단으로부터 방남 결과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화해의 좋은 분위기를 승화시켜 훌륭한 결과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했지만, 북미 접촉 가능성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오히려 북한 노동신문은 14일 북한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장 담화문을 통해 “북남 관계 개선과 화해의 분위기가 고조돼 가는데 당황망조한 미국과 일본이 어떻게 제동을 걸어보려고 분별을 잃고 날뛰고 있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한 관계자는 “뚜렷한 반응은 없지만, 북한으로서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 탈출구를 모색하려 할 것”이라며 대화 가능성을 크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