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육아]좋은 이모님 만나려면…경력·자격증 꼼꼼히, 업무 분담 명확히

by김보영 기자
2017.07.21 06:30:00

작은육아 3부 '어린이집부터 아빠육아까지'
아이와 원활히 소통하고 놀아주는 시터가 영순위
베이비시터가 해야 할일 계약서에 꼼꼼히 기재
"경력 검증 위해 돌본 아이 확인, CCTV는 사전 동의"
사회적기업·비영리단체 제공 육아서비스 공략도 방법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언제까지 늙어가는 부모님께 아이를 맡길 수는 없는 일. 믿을 수 있는 베이비시터를 찾기 위해 맞벌이 부부들은 금광을 찾는 기분으로 이곳저곳을 수소문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좋은 베이비시터를 만난 워킹맘들과 전문가들에게 베이비시터 채용에 관한 노하우를 들어봤다.

육아 8년차. 7세 딸과 4세 아들을 둔 워킹맘 임나희(가명·37)씨는 5년째 베이비시터에게 아이를 맡기고 있다. 현재 임씨 집에서 숙식하며 일하는 이모님은 아이들은 물론 임씨 부부와 가족처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1년 가까이 일하고 있다.

그러나 임씨는 이번 이모님을 만나기 전까지 몇개월 새 5번이나 베이비시터를 교체해야 했다. 임씨는“집안일을 잘한다고, 육아경험이 많다고 좋은 베이비시터인 것은 아니더라”라고 돌이켰다.

임씨는 수차례 실패를 겪은 뒤 베이비시터 채용 기준을 정했다. 아이와 원활히 소통하고 놀아줄 수 있는 지가 영순위다. 임씨는 이 외에 필요한 항목들을 꼼꼼히 리스트로 작성해 베이비시터 채용 및 계약 조건에 반영했다. 보육교사 자격증이나 놀이학습지도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임금을 우대했다. 베이비시터가 맡아야 할 집안 살림, 하지 않아도 될 집안 살림을 계약서에 꼼꼼히 기재했다.

면접과정에서 베이비시터 개인의 성향 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임씨는 “급여 조건 및 육아 경력을 파악하는 것 못지않게 어떤 성향이 있는 사람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베이비시터 개인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대략적인 품성이나 소통 능력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베이비시터·가사도우미 구인구직 사이트인 ‘시터넷’의 황연주 대표는 “베이비시터가 당초 요구한 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속앓이하는 부모들이 많다”며 “베이비시터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상호 간 적절 업무 범위에 대해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합의한 업무 리스트를 작성한 뒤 문서화해 서로 한장씩 지니고 있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실한 경력 검증을 위해 돌본 아이들의 나이대와 성별 등을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허위 경력 방지를 위해 이전에 일했던 곳의 정보도 같이 알아두는 게 좋다”며 “폐쇄(CC)TV 설치도 추천하는 방법이지만, 채용 공고를 올릴 때와 면접 시 이 사실을 베이비시터에게 명확히 공지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인천에 거주하며 2세 딸을 키우는 워킹맘 송유란(가명·34)씨는 비영리 단체(NGO) YMCA에서 운영하는 돌봄 서비스인 ‘아가야’를 이용 중이다. 송씨는 “지방자치단체나 NGO, 사회적 기업에서 운영 중인 베이비시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낮은 비용 혹은 무료로도 우수한 보육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여성가족부와 육아정책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민간 베이비시터 운영 실태 및 관리 개선 방안 연구’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답한 베이비시터 업체 123곳 중 무료로 운영하는 비영리 보육서비스 제공 기관은 비중은 28.4%(35곳)로 나타났다. 유료 업체(88곳)들 중 베이비시터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곳은 56.8%에 불과한 반면 비영리 업체들은 74.3%가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시간이 40시간 이상인 곳 역시 유료 업체는 16%에 불과했지만, 비영리 업체들은 56%나 됐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NGO 또는 사회적기업이 운영하는 아이돌봄 서비스중에는 정부가 운영하는 아이돌보미 사업 못지않게 우수하고 철저한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YMCA 아가야’는 지난 2006년 처음 설립돼 12년째 운영 중이다. 기관에 맡겨 아이를 돌보는 ‘공간 돌봄 서비스’와 집으로 직접 찾아가는 ‘파견 돌봄서비스’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으며, 1세 영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공간 돌봄은 1시간 당 3000~5000원의 비용을 내고 이용 가능하며 파견 돌봄 서비스는 4시간 이용 기준 3만 6000원이다. 저소득층에겐 할인 혜택을 준다.

‘아가야’에서 일하는 모든 베이비시터는 기초 교육 60시간과 실기 교육 40시간을 이수했으며 베이비시터 자격증 보유자들이다.

보육 전문 사회적기업인 ‘다사랑 보육서비스’는 놀이학습사가 아이를 돌보면서 놀이를 통해 아이의 창의력을 배양하는 놀이교육을 병행한다.

다사랑은 모든 베이비시터를 회사 직원으로 직접 채용하고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등 회사가 베이비시터의 신원을 보증한다. 이 회사는 모든 베이비시터가 베이비시터 자격증과 놀이학습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사가 정항 교육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심옥빈 다사랑 보육서비스 대표는 “과거엔 베이비시터를 가사 고용인 정도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지만,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아주 어린 영아들도 아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에 아동 정서 발달 상황 등을 고려해 육아를 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베이비시터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