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夕문화나들이]③ '아재소리 싫다면' 명절엔 연극·뮤지컬
by김미경 기자
2016.09.14 06:07:00
가족·연인과 나서는 공연장 나들이
손숙·이순재·고두심 등 원로배우 나선
명불허전 '사랑별곡' '불효자는 웁니다'
'킹키부츠' '페스트' '스위니 토드' 등
대형뮤지컬 30~50% 할인도
| 한가위에는 대명절의 의미만큼이나 볼만한 공연이 풍성하다. 추석연휴 기간 통큰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뮤지컬 ‘스위니 토드’(왼쪽부터 시계방향)와 ‘킹키부츠’,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의 한 장면(사진=오디컴퍼니·PRM·CJ E&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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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 해 동안 땀 흘려 얻은 결실을 서로 나누며 몸도 마음도 풍족해지는 때. 하늘 아래 부러울 게 없다는 추석이다. 올해 추석연휴는 14일부터 16일까지지만 주말 이틀을 붙여 닷새간 이어진다. 덕분에 고향에 다녀와서도 하루이틀쯤 문화생활을 즐길 여유가 생겼다. 평소에 접하기 부담스러웠던 국악공연도 명절에는 안성맞춤. 국립국악원·국립민속국악원 등이 한가위를 위해 심혈을 기울인 공연이 풍성하다.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은 연휴 내내 문을 활짝 열고 손님을 맞는다. 어김없이 찾아온 연극·뮤지컬공연의 ‘할인 러시’는 관객을 즐겁게 한다. 복잡하고 번잡한 것이 싫다면 고즈넉한 한옥에서의 하룻밤은 어떤가. 힐링이 따로 없다.
| 연극 ‘사랑별곡’에서 박씨로 활약중인 명불허전 이순재(사진=스토리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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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눈치 없이 방바닥에 누워 뒹굴다가는 아재(아저씨의 낮춤말)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1년 365일 중 공연을 값싸게 볼 수 있는 때가 명절인 만큼 가족 혹은 연인과 극장에 나서길 추천한다. 이순재·손숙·고두심 등 명불허전의 배우가 등장하는 믿고 볼 만한 공연이 수두룩하다.
무엇보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무대가 눈에 띈다. 연극 ‘사랑별곡’은 온가족이 함께 볼 만하다. 손숙과 이순재·고인배 등 한국 연극계 대표 원로배우들이 죽음을 문턱에 둔 노부부의 가슴 뭉클한 순애보를 풀어낸다. 1장 6만원인 티켓을 추석연휴엔 2인 5만원에, 모녀·부부·60세 이상 관객을 위한 할인이벤트도 벌인다.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는 부모에게 추석선물로 제격이다. 우리 근현대사를 치열하게 살아온 한 남자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그린 작품. 고두심·이종원·이유리·안재모 등 TV 안방배우들이 총출동한다. ‘한오백년’ ‘사모곡’ ‘님은 먼 곳에’ 등 옛노래가 심금을 울린다.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는 살아있는 남편과 죽은 아내의 엇갈린 대화를 통해 삶의 고민과 갈등, 화해를 그려낸다. 젊은 세대뿐 아니라 중장년층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수작이다. 전노민과 이일화가 호흡을 맞춘다.
이외에도 천재화가 이중섭의 예술혼을 만나는 무대도 있다. 창단 30년을 맞은 연희단거리패가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이중섭 일대기를 그린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을 공연한다. 추석을 맞아 50%까지 할인해준다. 또한 김강우의 첫 연극 데뷔작 ‘햄릿-더 플레이’는 연휴 동안 전석 40% 할인행사를 벌인다.
대형 뮤지컬도 추석 관객맞이에 나선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연휴 최대 50% 할인해준다. 팝스타 신디 로퍼의 흥겨운 작사·작곡으로 명절 스트레스를 풀기에 안성맞춤이다. ‘페스트’는 카뮈의 동명소설을 각색하고 서태지의 대표곡 20여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18일까지 4인 예매시 30∼40%를 할인해준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배우 조승우와 옥주현의 조합으로 주목받는다. 이발사 스위니 토드의 잔혹한 복수극을 유머와 풍자로 버무려냈다. 18일까지 총 9차례 공연에서 2인 구매시 40%를 할인한다.
아이들이 볼만한 공연도 있다.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와 한적어린이무대 ‘슈퍼맨처럼’이 그것이다. ‘키다리 아저씨’는 동명소설로 만든 2인 뮤지컬로 주인공의 성장기를 소박하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담았다. ‘슈퍼맨처럼’은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초등학생 정호와 축구를 좋아하는 태민이가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