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공사 잇단 전산장애…델타항공 무더기 결항

by권소현 기자
2016.08.09 07:55:09

8일 애틀랜타 본사 정전으로 시스템 마비
450여편 결항돼 전세계에서 승객들 발 묶여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미국 2위 항공사인 델타항공이 전산망 장애로 인해 전 세계 항공 스케쥴에 차질을 빚었다. 수백 편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되고 지연되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델타항공은 8일(현지시간) 본사가 위치한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동부시간 새벽 2시30분부터 정전이 발생해 전산망도 마비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451편이 결항됐다.

정전 6시간 만인 오전 8시30분부터 항공기 출발은 단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결항과 지연출발이 상당하다. 델타는 동부시간으로 오후 1시30분 현재 6000편에 달하는 항공 스케줄 중에서 1679편만 출발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수천 명의 승객들이 공항에서 대기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델타는 승객들에게 스낵과 음료를 제공하긴 했지만 일부 공항에서는 이마저도 동나 승객들이 항의하기도 했다.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 공항까지 델타항공을 타고 가려던 데이비드 브레넌씨는 “두 명의 아이를 데리고 아침 7시반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2시간이 지나서야 시스템이 다운됐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델타는 8일부터 12일까지 비행편을 예약한 승객들을 대상으로 항공편이 취소됐거나 심각하게 지연된 경우 환불해줄 방침이다. 아울러 3시간 이상 지연됐거나 결항된 항공편을 예약한 승객들에게는 200달러의 바우처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정전은 애틀랜타 본사의 전력흐름을 조절하는 개폐장치가 고장나면서 발생했다. 이 개폐장치의 문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조지아주 전력회사인 조지아파워도 조사팀을 파견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애틀란타국제공항의 다른 항공사나 조지아파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다른 기업들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델타항공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로 결항과 지연출발을 최소화해 기업 및 여행 고객을 확보하려던 델타의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 최근 미국 항공업계에서는 시스템 문제로 무더기 결항되는 사고가 잇달았다. 지난달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시스템이 12시간 멈춰 수일간 결항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아메리칸에어라인도 작년 9월 데이터 시스템 문제로 시카고와 댈러스, 마이애미 허브공항에서 항공편이 묶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