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행권, 호주 대출시장서 커지는 존재감..`유럽 교체`
by안혜신 기자
2012.06.27 09:44:01
中은행, 호주 신디케이트론 비중 크게 늘어
자금난 유럽은행 빈자리 재빠르게 차지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중국 은행들이 호주 신디케이트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호주 원자재 산업의 돈줄이었던 유럽 은행권이 재정위기 장기화로 흔들리면서 대출 창구도 중국 같은 신흥국으로 교체되고 있는 것이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은행들이 올해 초부터 호주 신디케이트론 발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1%로 전년 4%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디케이트론은 두개 이상의 금융사가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기업 등에 융자하는 공동 중장기대출을 말한다. 호주에서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많은 광산·에너지 업체들이 자금을 조달할 때 주로 사용한다.
그동안 호주 신디케이트론 시장에서는 호주 주요은행 다음으로 유럽 은행권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재정위기로 유럽 은행권이 호주 영업을 대폭 축소하면서 그 틈새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은행들이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이미 호주산 철광석과 석탄 수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국가다. 하지만 그동안 금융시장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따라서 중국은 이번 기회를 통해 호주 금융시장에서도 기존 강자였던 유럽을 몰아내고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말까지 공상은행의 호주 총대출 규모는 8억5900만호주달러로 전년 대비 약 33%가량 늘어났다. 같은 기간 중국은행(BoC)의 대출 규모 역시 51억2000만호주달러로 전년비 25% 증가했다. 중국은행은 이미 리오틴토, 텔스트라 등 호주 대기업들의 신디케이트론 발행에 참여한 상태다.
반면 유럽 은행들은 호주 영업부문 축소에 나서고 있다. 특히 대규모 현금이 필요한 신디케이트론은 이들이 가장 먼저 축소하고 있는 사업부문 중 하나다. 유럽 재정위기 발생 전 호주 신디케이트론 시장에서 3분의 1을 차지했던 유럽 은행권의 비중은 올해 15%까지 줄어들었다.
앤드류 딕킨슨 KPMG 호주금융서비스부문 파트너는 “중국과 일본 은행들은 호주 원자재 산업의 중요한 자금줄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특히 유럽 은행이 떠난 자리를 확실하게 메꿔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