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의정석)②펀드냐 부동산이냐
by이진철 기자
2007.06.12 10:20:00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저금리 시대의 도래로 은행을 통한 재테크가 더 이상 어려워지자 사람들은 부동산과 주식 등 다른 수단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부동산은 정부가 수차례의 집값 안정 대책을 내놓아야 했을 정도로 최근 수년간 급등했다. 주식시장도 올들어 1700포인트에 진입하면서 수년째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부동산과 주식펀드, 어느쪽이 더 나을까.
6년전 A씨가 서울 강남아파트 신화의 상징인 `삼성동 아이파크 55평형`을 분양받고, B씨는 주식펀드의 대표 `미래에셋 인디펜던스 주식형펀드`를 가입했다고 가정하자.
| ▲ 삼성동 아이파크 55평형 vs 서울아파트 평당 매매가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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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8월 `삼성동 아이파크 55평형`의 분양가는 7억1250만원 가량이었다.
`삼성동 아이파크 55평형`은 2004년 6월 입주 시점에 13억8500만원으로 올랐다. 이후에도 강남 최고급 아파트라는 명성을 누리며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해 현재 시세는 29억7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분양을 받아 입주후 현재까지 시세변동만을 감안해 6년간의 단순 투자수익률이 400% 가량에 달한다.
`미래에셋 인디펜던스 주식형펀드`는 2001년 2월 출시됐다. 올 6월6일 현재 6년간 누적수익률은 615%를 기록중이다. 6년간 주식시장 변동성으로 월간단위 수익률이 기복을 보인 경우도 있지만 최근 주식시장 상승에 힘입어 6배 가까운 성과를 보였다.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보다 `미래에셋 인디펜던스 주식펀드`에 투자한 것이 훨씬 성공적인 결과를 낳은 것이다.
최초 투자시점인 지난 2001년 당시 아파트 가격이 본격적인 대세상승기에 접어든 반면,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이런 점까지 감안한다면 주식펀드의 성과는 더욱 돋보인다.
| ▲ 코스피 대비 인디펜던스 주식펀드 수익률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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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에 따르는 세금부담은 펀드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막중하다.
`삼성동 아이파크 55평형`은 지난해 공시가격이 16억3300만원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해 보유세를 1200만원 가량 부담했다. 올해는 공시가격이 21억6800만원으로 크게 오르면서 보유세를 전년보다 2배 이상 오른 2500만원 가량 납부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매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아무런 보유부담이 없는 주식펀드와 달라진 투자여건이다.
그동안 발생한 투자이익을 현금화 하는데 따르는 세금 부담은 더욱 대조적이다.
주택관련 세무 전문가 추산에 따르면, `아이파크 55평형`의 경우 조세제한특례법에 따른 신축주택 감면대상에 해당되지 않고, 비과세에 해당되는 1가구1주택 대상자라고 가정할 때 무려 5억원 가량을 양도소득세로 부담해야 한다.
부동산(아파트) 투자는 펀드와 달리 `거주`라는 실수요를 해결해주는 장점이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집을 두 채 세 채 사는 식의 `투자`에 재산을 몰아넣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반드시 내집을 사서 살아야하는지도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지난해 한국의 가계자산에서 주택, 토지, 건물 등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77%에 달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36%, 캐나다의 50%는 물론 일본의 62%와 비교해도 엄청나게 높다. 자기 재산의 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올인하고 있는 셈이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말라`는 투자의 대원칙에 크게 벗어나 있는 현상이다. 요즘처럼 부동산에 연계된 대출 이자율이 크게 오르거나, 세금이 대폭 인상되는 경우 가계의 현금흐름에 큰 타격을 입을 위험성이 다분하다.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 속수무책으로 재산손실을 입을 수 있다. 이런 시기에는 헐값으로라도 처분하려 해도 쉽지가 않다.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으로 노년에 대비했던 일본식 모델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적립식 펀드`로 미래를 준비했던 미국식 모델을 따를 것인가. 역사적 경험은 미국식이 나았음을 웅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