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5월 정신 계승하는게 광주 희생에 보답”…헌법전문 수록 언급 없어(종합2보)

by윤정훈 기자
2024.05.18 14:30:32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3년 연속 참석...보수정부 최초
尹 “광주가 흘린 피와 눈물위에 지금의 대한민국 세워져“
오월어머니회 손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 따라 불러
5·18 헌법 전문 수록 언급 없다는 지적 제기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광주의 뜨거운 연대가 오늘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이룬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오월어머니 회원들의 손을 잡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개최한 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3년 연속 기념식 참석이다. 대통령 재직 중 3년 연속으로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5.18 유가족과 5.18 희생자 후손의 손을 꼭 잡고 기념식장에 입장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민주 영령의 숭고한 희생에 경의 표한다. 마음을 다해 안식을 빈다”며 “그날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묵묵히 5월 정신을 이어온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유가족 여러분들에게 위로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5월 정신은 정파와 관계없는 자유민주주의 뿌리라며, 이를 계승해 대한민국을 풍요롭게 만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기념식 마지막에는 오월 어머니 회원의 손을 잡고 5.18을 추모하는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불렀다.

윤 대통령은 “5월의 정신이 깊이 뿌리내리면서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워냈다”며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누리는 정치적 자유와 인권은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치적 자유는 확장됐지만, 경제적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국민이 있다”며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켜 계층 이동의 사다리 복원을 통해 국민이 누리는 자유와 복지의 수준을 더 높이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온 국민이 행복하고 풍요로운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5월의 정신을 이 시대에 올바르게 계승하는 일이며, 광주의 희생과 눈물에 진심으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치고 고 박금희 유공자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연합뉴스)
끝으로 윤 대통령은 “민주영령이 남겨주신 자유민주주의 위대한 유산을 더욱 굳건하게 지킬 것”이라며 “국민의 삶을 더 세심하게 챙기면서 더 큰 대한민국을 국민과 함께 나아가겠다. 5월 정신이 찬란히 빛나는 새로운 미래를 위해 저와 정부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기념식을 마친 후, 국립5·18민주묘지 1묘역에 안장된 故 박금희, 故 김용근, 故 한강운 유공자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유족들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박금희 유공자의 언니인 박금숙 씨의 손을 잡고는 “건강하십시오”라고 안부를 건넸다. 한강운 유공자의 아들인 한선호씨에게는 “어머니를 잘 모시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기념사에 5·18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점을 두고 야권 일각에서는 비판을 제기했다. 여야 모두 5·18 헌문 전문 수록에 공감대를 보였지만 대통령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오늘 기념사는 맹탕으로 실망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며 “헌법 전문 수록을 강조하던지 발포자 특정 진상규명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기본적 내용이 포함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여야 간 초당적 협의를 기반으로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헌법 개정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수 정부 출신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 3년연속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각각 취임 첫해인 2008년과 2013년에 한 차례만 참석했다. 여야 정치인들도 ‘5월 정신’을 강조하며 이날 광주로 총집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