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침공 투입' 전차 절반 이상 잃었을 것"

by최영지 기자
2023.02.11 17:18:04

월랜더 美 차관보, 온라인 대담서 러 무기부족난 언급
미국 등 서방, 우크라에 전차 지원 앞둬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2년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주요 전차의 절반을 잃는 등 심각한 무기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설레스트 월랜더 미국 국방부 국제안보 차관보는 이날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주최한 온라인 대담에서 “러시아 주력 전차 재고의 절반이 전투 과정에서 소실되거나 우크라이나군에 빼앗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월랜더 차관보는 미국을 비롯한 영국과 독일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전차 지원을 앞두고 이같이 언급했다.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첨단 무기 제공을 확대하고 군사적 지원의 폭을 넓히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주력 전차인 에이브럼스 전차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고 독일과 폴란드 역시 레오파르트2 전차 지원 방침을 공개했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월랜더 차관보는 러시아의 전차 손실 규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한편 미국 CNN 방송은 전날 네덜란드 군사정보 사이트인 오릭스(Oryx)의 자료를 인용해 이번 주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전차 1000대가 파괴됐다고 집계했다. 또 다른 544대의 러시아 전차는 우크라이나군에 빼앗겼고, 79대는 손상됐으며, 65대는 버려졌다고 전했다. 오릭스 블로그에 기고하는 군사 분석가 야쿠브 야놉스키에 따르면 러시아는 당초 3000대 상당 전차를 투입해 전쟁을 시작했으며 실제 손실은 2000대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

월랜더 차관보는 이어 “러시아의 지상군 능력이 매우 저하됐으며 사상자가 수만 명에 이를 것”이라면서도 “러시아는 방위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러시아가 서방 제재 때문에 이전보다 느리고 적은 기술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지만 무기 생산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전투 위치로 향하는 군인들(사진=AP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