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쌀수록 잘 팔렸다…시그넷주얼러스, 성장 기대주

by김응태 기자
2022.09.10 12:44:03

2분기 실적 예상치 상회
고가 카테고리 판매 급성장
신규 부문 인수로 시장 점유율도 확대
디지털 채널 투자에 펀더멘탈 견조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시그넷주얼러스가 2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고가 카테고리 상품 판매가 급성장한 덕이다. 고가품 수요자들이 저가 수요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 둔화에 타격이 적은 게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고가 상품 수요가 견조한 데다, 디지털 채널 투자를 강화하면서 추가 성장할 펀더멘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경매장에서 한 모델이 다이아몬드를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심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일 “시그넷주얼러스의 2023회계연도 2분기 매출액은 17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2% 감소해 컨센서스에 부합하고,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주당순이익(EPS)은 2.68달러로 예상치 대비 0.09달러 상회했다”고 진단했다.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인 것은 고가 카테고리의 매출이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큰 사업 부문인 신부 카테고리에서 성장이 두드러졌다. 특히 4000~5000달러 가격대에서 매출이 11% 성장했다. 1만달러 이상의 카테고리에선 15% 넘게 늘었다.

반면 500달러 미만의 카테고리에서는 수요 하락으로 매출이 역성장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른 매출 믹스 변화로 평균 거래 가치(ATV)는 30% 상승한 반면 거래량은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다이아몬드 다이렉트(Diamonds Direct)’를 신규 인수 효과도 나타났다고 짚었다. 다이아몬드 다이렉트 인수 후 낮은 재고 수준을 부분적으로 상쇄하면서, 총재고는 전년 동기 대비 2억달러 증가한 22억원달러를 기록했다. 다이아몬드 다이렉트를 제외한 핵심 재고는 지난해 대비 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년 전과 비교하면 13% 줄었다.

대신 매출과 점유율은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다이아몬드 다이렉트는 2분기 1억1300만달러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사치품 시장에서 점유율은 2%포인트 확대됐다.

심 연구원은 시그넷주얼러스의 저가 카테고리의 거래량이 줄어드는 점은 단기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구조적으로 개선된 마진 수준이 브랜드 다각화에서 여전히 유지되고, 신부 및 고단가 카테고리의 성장이 두드러진 점은 호조 요인으로 판단했다.

이외에도 디지털 채널이 확대되면서 성장 여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심 연구원은 “디지털 채널이 빠르게 성장하고, 주요 재고 위탁 재고 상태 수준이 상당히 낮아진 점에서 펀더멘털 성장 저력은 여전함을 알 수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