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비껴갔던 전세대출, 1년 새 40%↑

by경계영 기자
2018.10.09 11:13:37

신한 등 5대 시중은행 잔액 58조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잇단 부동산 규제책에서 비껴났던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1년 새 40% 넘게 급증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9월 말 전세자금대출 총 잔액은 57조953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9월 말보다 42.8% 늘어났을 뿐 아니라 2년 전에 견줘서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16년 9월 3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40조원을 넘어섰고, 지난 4월 50조원을 웃돌며 점차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올해 들어 월 평균 3% 안팎으로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연내 60조원까지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현상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의 ‘풍선효과’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집값을 잡고자 각종 규제책을 내놨지만 전세자금대출만큼은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에서 정부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조였지만 그 대상은 주택담보대출으로 한정됐다. 올 1월 도입한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고려한 조치였다. 3월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실시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도 전세자금대출 이자만 반영됐다.

은행 입장에서도 전세자금대출이 주택금융공사 등 공적 보증을 받았기에 위험 부담이 적어 적극적으로 판매가 가능했다.

다만 오는 15일부터 공공·민간보증사가 다주택자의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키로 하면서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증가세도 주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