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일평균 200만배럴 생산…'디폴트'시 국제 원유시장에 충격"

by방성훈 기자
2017.11.16 07:43:3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베네수엘라가 생산하는 일평균 2백만배럴의 원유 공급이 중단되면 국제 석유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이다.”

IHS 마킷의 댄 예르긴 부회장은 15일(현지시간) 국제석유박람회콘퍼런스(ADIPEC)가 진행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CNBC와 인터뷰를 갖고 디폴트(국가부도) 위기를 맞은 베네수엘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는 중요한 산유국 중 한 곳인데, 생산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非)OPEC 산유국들이 이미 감산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빡빡한(tight) 시장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국제 투자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치적 불안 등 중동 위기와 함께 베네수엘라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불안요소들은 국제 석유시장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OPEC 회원국인 베네수엘라의 디폴트 우려가 고조됐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베네수엘라가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에게 20억달러의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빚을 갚을 수 없는 부도상태라고 선언했다. S&P는 앞서 베네수엘라의 장기 외화표시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CC에서 ‘선택적 디폴트’(SD·Selective Default)로 두 단계 내린 바 있다. 피치도 전날 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인 베네수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RD·Restricted Default)로 강등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베네수엘라가 이자 상환 기한을 지키지 못할 채권이 6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해외 투자자들과 채무조정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은행들은 정부 제재로 베네수엘라가 발행하는 국채를 매입해 기존 채무를 다른 조건으로 갱신할 수도, 새로운 융자를 해주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7%(0.37달러) 하락한 55.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같은 시각 0.62%(0.39달러) 떨어진 61.8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