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절정고수의 무협 서사시… 레진코믹스 ‘월한강천록’

by김정유 기자
2017.04.30 09:48:58

레진코믹스 무협물 1위… 전통적 세계관에 코믹성 가미
주인공 유소월 중심으로 한 모험기… 男독자 판타지 끌어올려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웹툰계에서 무협물을 보기는 쉽지 않다. 전통적인 무협 세계관에 대한 이해, 그리고 다양한 초식으로 연계된 액션 등이 허투루 묘사되면 무협에 대해 수준이 높은 독자들의 흥미를 반감시키기 때문이다. 다소 진중한 극 분위기도 한 몫을 한다. 레진코믹스 ‘월한강천록’은 이런 면에 독특한 무협 웹툰이다. 전반적인 세계관은 전통적인 무협물을 지향하면서 작품의 연출은 매우 코믹스럽게 풀어나간다. 진중하면서도 코믹스러운 퓨전 무협 웹툰이라고나 할까.

‘월한강천록’의 주인공, 유소월. 절정고수의 실력을 갖췄으면서도 사형을 위해 자신의 힘을 감추고 살아간다. (사진=레진엔터테인먼트)
월한강천록은 레진코믹스 무협물 분야에서 1위를 기록 중인 ‘회색’ 작가의 작품이다. 2013년 가을부터 매주 일요일 연재하며 지금까지 6000만 조회를 돌파했다. 무림 최고의 절대무공을 숨긴 채 허당 노릇을 하며 살아가다 어느 날 스승의 명을 받고 험난한 여정을 시작하게 되는 주인공 ‘유소월’의 모험을 그렸다. 주인공 소월이 무당파의 사제들과 함께 여행을 하는 가운데 각 문파와의 무공 대결, 그리고 ‘공공의 적’ 마교와의 대척 등이 그려진다. ‘허당인 척’하는 소월을 중심으로 에피소드가 펼쳐지면서 각 캐릭터들의 숨은 배경이 드러나는 식이다.



월한강천록과 같이 처음엔 주인공이 약한 척을 하다가 필요시 강력함을 선보이는 흐름은 독자들에게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특히 남성 독자들의 경우 그들 나름의 ‘판타지’가 있는데, 월한강천록은 이런 남성들의 판타지를 실현시켜준다. 어렸을 때 꿈꾸던 ‘상대를 압도하는 강한 힘’에 대한 판타지다.

이 웹툰은 무협물이기도 하지만 서양식 판타지물의 분위기도 물씬 풍긴다. 스토리 전개시 가끔 등장하는 ‘마수’들의 모습이라든지, 팀을 꾸려 여행을 진행하는 구성 등이 특히 그렇다. 각자 고유의 특성을 지닌 검기의 색깔도 판타지 요소를 한층 높였다. 작화도 이에 맞게 너무 무겁지 않고 밝게 표현했다. 독자 연령층을 확대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주인공 유소월의 사형인 문지서. 선천적인 실력을 갖춘 사제 유소월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지닌 채 살아간다. (사진=레진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