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바닥서 마루바닥으로",동화기업의 베트남 공략법

by유근일 기자
2016.08.12 06:50:00

백지훈 동화베트남 법인장 "베트남 아파트 절반에 강화마루 까는 것이 목표"
설립 3개월만에 800세대 아파트에 마루 납품 성과 거둬

[호치민(베트남)=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베트남 전역 고급 아파트 절반에 세라믹 바닥이 아닌 강화마루를 까는 것이 목표다. 한국 브랜드의 힘으로 내년까지 시장 점유율 10%를 확보할 자신이 있다.”

백지훈(35·사진) 동화베트남 법인장은 베트남 마루 시장의 확대를 자신하며 이처럼 포부를 밝혔다. 동화베트남은 동화기업(025900)이 지난 5월 호치민에 설립한 현지 판매 법인이다.

백 법인장은 “지금 베트남에서는 말 그대로 건설 붐이 다시 일고 있다”며 “베트남 건설 시장이 커질 여지가 충분하고 다양한 인테리어 수요도 생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화베트남은 설립 3개월만에 호치민 투티엠 지역에 건설 중인 800세대 아파트 단지에 강화마루를 납품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베트남 시장이 동남아 지역에서 강화마루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은 고온다습한 기후 탓에 목재보다는 세라믹 소재의 석재 바닥을 선호했다. 실제 베트남 바닥재 시장에서 목재를 사용한 강화마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불과하다. 나머지 85%는 세라믹 타일이 차지한다.그는 “서구식 생활 환경이 들어오고 생활 수준이 올라가면서 500세대 이상 아파트에는 거실은 세라믹으로, 침실은 마루로 설치하는 분위기로 인테리어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며 “열기와 습기에도 강한 특성을 보유한 강화마루는 독일, 폴란드 등에 버금가는 고급 브랜드로 시장에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화기업이 호치민시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건자재 소매 시장이 발전한 수도 하노이와는 달리 아직 호치민은 초기 단계다. 백 법인장은 “하노이에는 건자재 소매점이 400여개에 달하지만 호치민에는 100여개에 불과하다”며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호치민에는 아파트 신축 단계부터 마루를 특판으로 들이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기 위해 법인을 호치민에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특판 영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현지 가구업체와 제휴다. 동화베트남은 베트남 가구 업체 안끙(An Cuong)과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안끙은 지난해 약 1억달러(1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베트남 특판 건축가구 납품 1위 업체. 백 법인장은 “멜라민 페이스트 보드(MFB)를 기반으로 한 안끙의 가구와 함께 동화기업의 강화마루가 디자인을 맞춰 들어간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미 2군 지역의 아파트에는 안끙의 문짝과 동화기업의 강화마루가 함께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7군 및 떤빈 지역에도 납품 계약을 따내면서 올 상반기 강화마루 시장 점유율도 4%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동화기업은 향후 베트남 진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지 생산법인인 VRG동화의 생산공정도 단계적으로 증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지난해 입사한 신입사원 20여명을 지난 8일 호치민에 대거 연수를 보내기도 했다. 나웅재 동화기업 스펙인팀 사원은 “호치민의 높게 치솟은 아파트 건설현장을 보고 베트남 건자재 시장의 가능성을 보았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동화베트남의 일원으로 동화기업 건자재의 우수성을 베트남에 알리고싶다”고 전했다.

백지훈 동화베트남 법인장이 베트남 건자재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동화기업
백지훈 동화베트남 법인장이 현지 제휴사 안끙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동화마루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동화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