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박이 아파트는 가라"..디자인으로 `승부`

by윤도진 기자
2007.03.23 09:25:54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내·외부 디자인을 특화해 브랜드 제각각의 개성을 뽐내고 있다. 별다를 것 없는 외관과 비슷한 내부의 아파트를 차별화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 신영이 청주 지웰시티 38평형에 적용한 `대면형 주방`


신영은 23일 문을 여는 청주 대농지구 지웰시티 모델하우스 전면부에 일반아파트 4-5층 높이의 배흘림 기둥을 세웠다. 아파트에 호텔 같은 유럽형 디자인을 접목시킨다는 것이 이 회사의 계획.

아파트 내부 현관에는 프런트를 두고, 엘리베이터도 한 곳으로 모았다. 천장높이도 2.7m로 높이고, 내부 현관에는 석고부조 느낌이 나는 수입벽지로 멋을 더했다. 주방은 싱크대가 거실을 향하도록 해 주부가 가족과 얼굴을 맞댈 수 있게 설계했다.

 
▲ 대림산업 디자인 중 한국적 정서를 강조한 `아트월`
대림산업은 `한국적 정서`의 디자인을 주제로 잡았다. 우리 정서에 맞는 인간 중심적이고 생태적인 요소를 도입한 것. 또 공간만 최소한으로 디자인하고, 디스플레이는 소비자의 몫으로 남겨 둔다는 게 원칙이다.



화려한 치장대신 자연스러운 단색톤의 소재로 꾸민 것이 대표적. 음각으로 새겨진 돌을 붙은 거실벽, 전통 문양의 커튼과 발, 미닫이 등이 실내를 꾸미는 요소다. 대림산업은 이 같은 주제의 인테리어를 올해 분양하는 아파트에 적용할 계획이다.

한편 GS건설은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더라도 차별화된 디자인을 반영한 명품 브랜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1층 공간을 호텔 로비처럼 한 `자이안 로비`는 올해 지어지는 아파트에 순차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분양가가 낮아지면 디자인이나 마감재 수준이 떨어져 주택 품질이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대림산업 디자인을 총괄하는 마영범 디자이너는 "훌륭한 작품은 역사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많이 나왔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다양한 평면과 인테리어가 더욱 각축을 벌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