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책정 기승, 기존 집값 부추긴다

by윤진섭 기자
2005.03.31 09:14:09

여의도자이·송도 포스코 등 기존 집값 상승 견인
분양호조 이어지면서 건설업체 고분양가 책정 다시 기승

[edaily 윤진섭기자]신규 아파트의 높은 분양가 책정이 기존 시세를 올리는 양상이 또 다시 재현되고 있다. 분양 시장 침체로 한동안 이 같은 현상이 보이지 않다가 최근 들어 인기지역 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웃돌자 기존 아파트나 분양권 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3차 동시분양을 통해 분양된 용산 남측구역 재개발사업인 `파크타워`는 평당 분양가격을 최저 1894만원(31.67평)에서 최고 2154만원(49.97평)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금까지 용산에서 분양됐던 주상복합아파트 중 최고가 수준일 뿐만 아니라 역대 최고가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인 시티파크보다도 높다. 이 같은 고분양가 책정에 따라 주변 주상복합뿐만 아니라 아파트 가격도 들썩이고 있는 상황이다. 1년 전 바로 옆에 분양된 시티파크 분양권 시세가 파크타워 시세에 맞춰 두 달 새 최고 1억원까지 뛰었다. 현지 신용산공인 관계자는 "파크타워 60평형 조합원 물량 시세가 웃돈을 포함해 최고 18억원 내외에 거래되면서 시티파크 동일평형도 최근 한 달 동안 1억~1억5000만원이 올랐고, 주변 재개발 시세도 최근 한 달 동안 평당 200만~300만원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촌동 등 일대 기존아파트 호가도 1∼2주 새 1000만∼2000만원 올랐다. 이촌동 LG한강자이 65평형이 1000만원, 이촌동 동부센트레빌 40평형이 2000만원 가량씩 올랐다. 여의도 한성아파트 재건축단지인 GS건설(006360)(옛 LG건설)의 여의도자이가 4월께 평당 최고 1800만원대에 분양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가격에 못 미치는 롯데캐슬엠파이어 등의 웃돈이 지난주 이후 2000만원 가량씩 올랐다. 4월 분양 예정인 포스코건설의 더샵 퍼스트월드 주상복합아파트도 주변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아파트 분양가격이 평당 1200만~1300만원으로 알려지면서 평당 1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기존 아파트 분양권이 꿈틀대는 것이다. 입주 중인 인천 연수구 동춘동 6블록 풍림아이원 46평형은 분양가 3억1000만원에 로얄층 기준으로 웃돈만 1억 5000만원이 붙은 4억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천 연수구 동춘동 행복예감공인 관계자는 "더샵 퍼스트월드 분양에 맞춰 주변 아파트에 대한인천 뿐만 아니라 서울지역 내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양해근 부동산뱅크 실장은 "평당 1200만원선은 인천 지역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고분양가"라며 "분양권 전매, 고분양가를 고려할 때 일반 수요자들은 외면하고, 특정 계층만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라고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앞서 3월 중순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3차 동시분양 여파로 인근 태안읍 등의 아파트 가격도 크게 올랐다. 화성시 태안읍 태안지구 내 주공 그린빌 11단지, 신창 미션힐 등의 가격이 평형에 따라 한달만에 최고 2000만~3000만원이상 올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지난해 움추려 들었던 분양 시장이 올해 들어 유망 아파트 분양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면서 아파트 고분양가 책정이 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안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집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