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체감경기·부동산 모두 위축, 또 커지는 부양책 요구[e차이나]

by이명철 기자
2024.09.01 11:40:10

8월 제조업 PMI 49.1, 내수 부진에 4개월째 위축 국면
부동산 신규주택 판매 26.8% 급감, 추가 조치 저울질
연 5% 경제 성장 불투명…“소비 활력 넣을 정책 필요”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의 제조업 체감 경기는 위축 국면을 이어가고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는 등 하반기 경제 여건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연간 5%의 경제 성장을 목표로 한 중국은 소비 진작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더 강력한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달 22일 중국 장쑤성 렌윈강의 한 콘택르렌즈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AFP)


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1로 위축 국면을 나타냈다. 시장 예상치인 49.5에 미달했으며 전월(49.4)보다는 0.3포인트 하락했다.

PMI는 기준인 50 미만이면 경기가 위축, 50 이상일수록 확장 국면을 나타냈음을 의미한다. 통상 체감 경기 지표로 활용된다.

중국 제조업 PMI는 5월부터 4개월 연속 50 미만으로 위축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8월의 경우 올해 2월(49.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가통계국은 최근 고온과 강우, 일부 산업 생산 비수기 등으로 생산·신규 주문이 기준치를 밑돌며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8월 비제조업 PMI는 50.3으로 시장 예상치(50.0)를 웃돌며 확장 국면을 이어갔다. 비제조업 PMI에 힘입어 복합 PMI(50.1)도 확장 국면을 나타냈다.

제조업 PMI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출 지표는 최근 호조세다. 중국의 수출액은 올해 5월부터 전년동월대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중국에서 수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제조업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의미다.



수출 증가에도 제조업 체감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중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2.7% 증가에 그쳤고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몇 달째 0%대 상승세에 머물고 있다.

내수에 큰 영향을 주는 부동산 부문의 침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부동산 회복을 위해 금리를 내리고 주택 구매 제한을 완화하는 등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성과가 미진하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부동산정보공사를 인용해 지난달 100대 부동산 회사의 신규 주택 판매 규모가 2510억위안(약 47조40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26.8%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부동산 부문은 지난 2년 동안 고용시장부터 소비, 가계까지 모든 것을 짓눌렀다”며 “올해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부양책이 필요한 중국 경제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기 위해 특별채권을 통해 지방 정부나 국유기업들이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각 도시·성들은 주택 구매 제한 추가 완화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침체된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기 위해선 더 강력한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기차 등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관세 인상이 이어지는 등 대외 무역 환경도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핀포인트 에셋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지웨이 장은 “미국 경제 둔화 등으로 수출이 올해 상반기 만큼의 성장동력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경제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선 재정 정책 기조가 더 지원적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부동산의 고질적 침체를 완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가 없는 한 내수를 살리려는 어떠한 노력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경제학자들은 중국 소비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 추이(그래픽=이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