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21년 만에 잉여현금흐름 '적자' 전망에…7.5%↓

by양지윤 기자
2024.05.24 08:26:21

상반기 대규모 적자 탓
3월 현금창출 한 자릿수대→적자 수정
항공기 인도 지연 탓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보잉이 올해 항공기 인도 지연으로 잉여현금이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가 8%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워싱턴주 렌튼의 생산 시설에서 보잉의 신형 737 MAX9 항공기가 조립되고 있다.(사진=로이터)
브라이언 웨스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3일(현지시간) 울프 리서치의 ‘글로벌 운송 및 산업 컨퍼런스’에 참석해 올해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당초 보잉은 지난 3월 한 자릿수대의 현금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항공기 인도 지연으로 2개월 여만에 전망을 수정한 것이다.

마이너스 현금 흐름 소식이 전해지자 보잉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보잉은 전 거래일보다 14.07포인트(7.55%) 내린 172.21달러에 마감했다.

보잉은 미국 항공당국의 조사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국으로 보낼 여객기의 인도도 지연되고 있다. 중국 규제 당국은 보잉 항공기에 대해 조종실 음성 기록 장치에 사용되는 배터리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웨스트 CFO는 하반기에는 잉여현금흐름이 흑자로 돌아서겠지만, 상반기 대규모 적자 여파로 연간으로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기준으로 21년 만에 적자다.

벤 조카노스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항공사 담당 이사는 “이미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 대만 문제를 놓고 갈등이 심화하면서 보잉의 항공기 수출에 제동을 거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20일 반중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식 당일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에 참여했다며 보잉 방산우주보안을 비롯해 미국 방산업체 3곳에 대한 신규 혹은 추가 제재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