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바이오투자학교 대표, "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SK바이오팜이 가장 유망"

by김승권 기자
2024.02.21 08:16:54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제약바이오 분야 투자는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전문 용어가 많고 임상 시험 등에서 성공과 실패를 투자자가 직접 분별하기가 만만치 않다.

이런 문제에 도움이 되기 위해 나선 ‘바이오 전도사’가 있다. 이해진 바이오투자학교(임플바이오) 대표다.

그는 28년 동안 펀드 매니저, 운용사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으로 일했다. 1995년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이해진 대표는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주식 운용역으로 중앙회 수익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유리자산운용 등에서 본부장 등을 거쳤고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주식운용 실장을 역임했다.

2019년에는 아람자산운용에서 사모펀드 관련 자문랩을 만들어 바이오 투자 관련 자문을 했다. 현재는 바이오투자학교라는 교육 기관 및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바이오 투자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이데일리에서 이해진 대표를 만나 바이오 투자 노하우를 직접 들어봤다.

△당시 2019년도니까 상당히 타이밍이 좋았다. 코로나 전이니까. 그때 앞으로 세포 치료제 유전자가 뜰 거니까 이런 데 투자를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모더나가 17달러 정도 일때(16일 기준 88달러)다. 이럴 때 포트폴리오에 모더나, 에로우헤드 등 미국 바이오텍 7~8 종목을 만들어가지고 증권사에 추천했는데 증권사에서 프라이빗 뱅크(PB) 운영하는 직원이 그 포트폴리오를 고객에게 전달했다. 그 때 대박 난 투자자가 몇 있다. 한 투자자는 천만원 정도씩 6종목 정도 이렇게 사놨는데 모더나의 경우 17불에서 400불까지 갔다, 가치가 20배 넘게 오른 것이다.

△시가총액이 최소 2000억원 이상은 되는 걸 골라야한다. 또한 신약 회사의 경우 최소한 임상 2a상에서 아주 작은 통계치라도 유의함을 보여야 한다. 유의함이라는 것은 약물을 치료했을 때 두 비교 대상의 차이가 있어야 된다. 그게 아니라면 빅파마에 기술 수출을 몇 개 이상했다는 등 기준이 있어야 한다.

△먼저 기업의 현금 가용연수를 봐야 한다. 제가 직접 만든 용어인데 회사가 수입 없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리고 신약 개발 기업이라면 최근 임상 결과 분석이 가장 중요하다. 임상 시험에 투자를 잘하느냐, 건물 구입 등 다른 곳에 집중하느냐도 잘 봐야 한다. 그리고 직원이 꾸준히 늘고 있느냐, 이것도 하나의 지표로 볼 수 있다. 어떤 기업보면 수년째 직원이 10명 내외로 그대로다. 그건 말이 안 된다. 발전하지 않는다는 거고 투자 없이 성장 없다고 본다. 아울러 비교 임상을 하지 않는 회사들에 대해서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치료 물질을 하나만 임상을 하는 게 아니라 위약하고 같이 비교 임상을 하는지 꼭 체크해야 한다.

이해진 바이오투자학교 & 임플바이오리서치 대표 (사진=임플바이오)
△바이오는 그냥 감으로 투자한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사람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바이오는 숫자다. 임상 결과도 딱 한 문장으로 나온다.

P-밸류라는 게 대표적이다. P-밸류는 대조군과 실험 약물 투여군 간 실제 차이는 없지만 차이가 있다는 오류로 도출된 결과의 발생 가능성을 나타낸 수치다. 임상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냐, 수치로 보는 거다.

임상 결과를 발표할 때 1차 임상의 1차 유효성 평가 지표가 p-밸류를 만족시켰느냐, 즉 p밸류가 0.05 이하 수준으로 들어갔느냐를 공시에 명확히 기록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그 숫자를 보시면 이 임상이 성공이냐 실패냐를 거의 95% 알 수가 있다. 실제 임상 공시 결과를 보면 ‘임상 결과 맨 위에 1차 유효성 평가 지표 결과 그래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음’이라고 나온다.

△임상 결과에서 1차 유효성 평가 지표, 2차 유효성 평가 지표가 있는데 당연히 1차 지표가 중요하다. 그런데 그걸 속이는 경우도 있다. 사실은 1차 유효성 평가 지표보다 2차 유효성 평가 지표가 우리한테는 더 중요한 거였다고 얘기하는 회사들이 꽤 있다.

△유동성 개념인데 현금 가용연수가 1년 이하로 들어온 업체들은 무조건 피한다. 돈을 잘 벌지 못하는데 건물을 사거나 1년 이내에 또 CB(전환사채) 한 700억씩 찍고 그런 기업은 그냥 피하면 된다. 유상증자는 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CB는 안좋게 보고 있다.

△ 공시에서 실적은 모두가 볼 수 있다. 현금 흐름을 구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1년 영업 적자를 보면 1년 사용하는 돈이 나온다. 그리고 지금 얼마를 가지고 현금을 가지고 있느냐를 보면 된다. 그럼 그걸 그냥 나눠주면 된다. 단순한 거다.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다음에 그 돈이 1년 동안 영업 적자의 몇 배냐, 통상 이게 2배를 넘어야 한다. 2년을 버틸 수 있느냐 하는 결과가 이걸로 나온다.

△신약 개발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매출이 없다. 그래서 매출이 없는 경우에 어떻게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하느냐, 이럴 경우 임상 진행 중인 물질의 시장성과 앞서 말한 기업을 고르는 기준으로 종목을 선별하는 걸 추천한다.

△바이오의 성장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 숫자로 봐도 과거 38년 동안 바이오 산업 헬스케어 산업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IT 보다도 높았고 S&P 500(미국 인덱스펀드)보다도 높았다.

일부 바이오기업 주가는 많이 내린 상황이다. 그리고 국내에는 아직 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 어느 정도 금리에 주가가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현재 금리가 떨어지는 속도가 느리므로 5%에서 4%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사정이 안 좋은 기업들은 아마 자금 구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거다. 잘 골라야 한다.

△ 제가 정한 기준은 무조건 해외 공략을 해야 한다는 거다. 미국 시장을 제대로 공략한 회사 아니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회사들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거다.

△루닛(328130)은 해외 매출을 조금씩 증가시키는 모습을 보인다. 루닛은 또 다음 비장의 무기도 있다. 바이오마커 기반인 루닛 스코프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한 번 매출이 나기 시작하면 좀 더 많은 계약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141080), 알테오젠(196170), SK바이오팜(326030) 같은 회사를 좋게 보고 있다. 한미약품 같은 경우에도 GLP1 계열 약물들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크리스퍼도 좋고 인텔리아라는 회사도 기술력이 좋다. 유전자 편집 관련 회사들에 대한 기대가 있다. 애로우헤드라는 회사는 siRNA(유전자 억제)에 관련한 회사다. 이 기업은 주가가 많이 빠졌는데도 불구하고 임상은 계속 잘 진행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