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은경 기자
2023.03.19 13:52:18
EU CRMA ‘공급망 다변화’ 적극 대응 필요
“영구자석 재활용 비율 요건 강화 대응해야”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유럽연합(EU)이 공개한 핵심원자재법(CRMA)과 탄소중립산업법(NZAI)이 한국 기업에 공급망 다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EU는 핵심원자재법 등을 통해 기업 정보 공개와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에 이어 EU의 이런 움직임은 배터리 소재, 희토류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겐 장기적으로 공급망 다변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19일 평가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2030년까지 특정 국가에 대한 전략적 원자재 수입 비율을 EU 역내 전체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핵심원자재법 초안을 발표했다. 배터리용 니켈·리튬·천연흑연·망간을 비롯해 구리·갈륨·영구자석용 희토류 등 총 16가지 원자재가 전략적 원자재로 분류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EU는 현재 희토류 98%, 리튬 97%, 마그네슘 93% 등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원자재들은 전기차, 히트펌프, 태양광 패널 등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다.
이번 초안에는 전략적 원자재의 최소 10%는 역내 추출·생산하고, 최고 40%까지는 역내에서 가공하겠다는 목표도 포함됐다. 최소 15%까지 재활용 비율도 높인다. 전기차 모터의 필수 부품으로 꼽히는 영구자석 재활용 비율 및 재활용 가능 역량에 관한 정보 공개 요건도 담겼다.
조빛나 무협 브뤼셀지부장은 “핵심원자재법은 EU 차원에서 핵심 원자재를 공동으로 관리·확보하는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핵심 원자재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EU는 핵심 원자재 클럽 구성 등 우호국과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만큼 우리 정부도 공급망 동맹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며 “핵심 원자재와 관련된 기업 정보공개 요구가 강화되고 장기적으로는 영구자석 재활용 비율 요건 등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대했던 보조금 구체 금액 등에 대한 정보는 없으나 전략 프로젝트와 재활용 기술·산업 등에 대한 허가 절차 단순화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EU는 핵심원자재법 등을 통한 인·허가 간소화 등으로 EU 내 탄소 중립, 전기 동력화 산업 육성을 도모하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영구자석 확보를 위한 기업 정보 공개와 각종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도 강화하고 있어 유럽 투자 우리 기업들은 인센티브와 비용을 철저히 분석해 전략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자원이 빈약한 우리로서는 기술만이 전기 동력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핵심 수단이라는 점을 감안, 정부는 수전해나 배터리 소재 등의 기업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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