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에 서울 학교도 남녀공학 전환

by김형환 기자
2023.01.24 11:50:33

장충고·상일여중 등 5개교 전환 결정
부산·울산 등 대도시에서도 같은 현상
도봉고, 서울 일반고 최초 폐교 확정
올해 서울 초등입학 사상 첫 6만명대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가 서울 지역 단성학교(남성 또는 여성만 다닐 수 있는 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서울 지역뿐만 아니라 부산·울산 등 대도시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15일 광주 서구 광덕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장충고와 상일여중이 올해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된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장충고의 경우 지난해 전교생이 363명으로 2020년(412명) 대비 49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은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구 주민들이 여학생들이 다닐 수 있는 학교에 대한 요구를 해왔고 양측의 필요에 따라 남고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했다는 게 시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상일여중은 지난해 신입생이 159명으로 2021년(171명)보다 12명 줄어들었다. 학령인구 감소로 계속해서 신입생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학교 운영에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학교 측이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것을 결정한 것이다.

이외에도 남고인 광운인공지능고와 여고인 동구마케팅고·서울의료보건고 역시 남녀공학 전환을 확정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성화고의 경우 학생들이 직접 학교에 지원을 해서 모집을 하기 때문에 학령인구 감소에 일반고보다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이에 따라 특성화고 3곳이 전환 신청을 했고 지난해 7월 말 절차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울산 등 대도시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남자 공립고인 부산남(南)고는 올해까지만 신입생을 받고 2026년 학교를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로 이동한 이후 남녀공학으로 다시 신입생을 받기로 결정했다. 부산남고는 2020년 335명이었던 학생수가 지난해 269명으로 급감했다. 남자 공립고인 울산중앙고 역시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올해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운영된다. 울산중앙고 학생수는 2020년 449명에서 지난해 376명으로 급감했다.

서울시교육청 청사. (사진=이데일리DB)
학령인구 감소로 대도시의 단성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되는 경우와 함께 통폐합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서울 도봉고는 서울 지역 일반계 고교 최초로 2024년 2월 폐교가 확정됐다. 실제로 도봉고는 올해 신입생 모집을 하지 않았다. 도봉고 신입생은 2006년 249명에서 2021년 67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45명이 입학하며 사실상 학교 운영이 어려워지자 도봉고는 폐교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입학한 도봉고 1학년 학생들은 모두 인근의 다른 고등학교로 전학을 간 상태다.

실제로 이같은 현상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서울 초등학교 신입생은 6만6324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6만명대에 돌입했다. 최근 3년을 살펴보면 2021년 7만1138명에서 지난해 7만442명으로 감소했고 올해 6만6324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에 영향으로 남녀공학 전환이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뿐만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교가 밀집된 서울 지역에서 통폐합하는 학교가 늘어나는 현상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형 통합운영학교인 ‘이음학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음학교는 초·중학교 또는 중·고등학교 등 급이 다른 학교를 통합해 학교 간 물적·인적 자원을 공유하는 학교 운영 모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누리초·중학교 등 총 4개교를 이음학교로 운영하고 있다. 이음학교 운영을 결정한 학교는 시설을 페쇄하지 않고 통합운영을 결정하면 10억원, 시설을 폐쇄해 통합운영할 경우 초등학교는 40~60억원, 중·고교는 90억~110억원을 지원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