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칠레 SQM社와 리튬 장기 계약 “美IRA 적극 대응”

by박민 기자
2022.11.06 12:00:00

내년부터 5년간 총 5.7만톤 수급
전기차 배터리 120만대 생산분량
“공급망 다변화로 IRA 대응 강화”

진교원(오른쪽) SK온 최고운영책임자와 카를로스 디아즈 SQM 리튬 총괄사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리튬 구매계약을 맺고 있다.(사진=SK온)
[이데일리 박민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최근 호주 내 리튬 생산 기업과 공급망을 강화한데 이어 이번에는 칠레의 리튬기업과 손을 잡았다.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북미시장 대응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SK온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칠레 SQM사(社)와 리튬 장기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는 진교원 SK온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카를로스 디아즈(Carlos Diaz) SQM 리튬 총괄사장 등이 참석했다.

SK온은 이번 계약에 따라 2023년부터 2027년까지 SQM으로부터 고품질 수산화리튬 총 5만 7000톤을 공급받는다. 이는 전기차 약 12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양사는 이번 계약 이외에도 향후 리튬 추가공급과 생산시설 투자 검토, 폐배터리 재활용 등 중장기 파트너십을 위한 협력관계 구축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디아즈 사장 일행은 계약에 앞서 이날 오전 충남 서산 SK온 배터리 공장을 방문, 최첨단 생산시스템을 둘러봤다.

칠레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다. 이에 따라 칠레 SQM社로부터 공급 받은 리튬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요건 충족에 유리하다.

IRA는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조건으로,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배터리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할 것을 요구하는 법률이다. 핵심 광물에는 양극재 핵심 소재인 리튬, 니켈 등이 포함돼 있으며, 사용 비율이 2023년 40%에서 2027년 80%까지 점차 높아진다.

SK온 관계자는 “SQM은 지난 수십 년간 우수한 품질의 리튬을 안정적으로 생산해왔다”며 “향후 공급물량 확대도 가능한 기업이어서 SK온의 글로벌 공급망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1968년 설립된 SQM은 칠레 유일의 수산화리튬 생산기업으로 현재 칠레 산티아고 증시 및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다. 리튬 생산시 탄소·물 발자국을 최소화한 친환경 기업이기도 하다.

SQM은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리튬 채굴을 보증하기 위해 2020년 ‘책임 있는 광업 보증을 위한 이니셔티브(IRMA)’에도 가입했다. IRMA 표준에 따라 아타카마 염호 사업장은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 인권, 지역 사회 참여, 오염 관리 등 여러 분야에서 독립적인 감사를 진행한다.

SK온은 최근 배터리 핵심 원소재 공급망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지난달 호주 레이크 리소스(Lake Resources)에 지분 10%를 투자키로 하고 2024년 4분기부터 10년에 걸쳐 리튬 23만톤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밖에도 △호주 글로벌 리튬(Global Lithium Resources)사와 안정적인 리튬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 △스위스 글렌코어(Glencore)사와 코발트 구매 계약 △포스코홀딩스와 이차전지 사업의 포괄적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등을 맺었다.

진교원 COO는 “이번 계약은 글로벌 생산 확대를 뒷받침하고 대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사업 전략의 일환”이라며 “뛰어난 품질과 신뢰성이 검증된 SQM과의 협력으로 SK온의 핵심 광물 공급망이 더욱 강화됐다”라고 말했다.

카를로스 디아즈 SQM 리튬 총괄사장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급속히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SK온과 협력을 강화하게 돼 기쁘다”며 “단순 수산화리튬 공급을 넘어 밸류체인 내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며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