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코로나19 누적 확진 1777명…사스 피해 넘었다
by신정은 기자
2020.07.19 11:29:17
2003년 사스 당시 홍콩서 확진자 1750명 나와
홍콩 3차 코로나 확산…"돌연변이 바이러스 발견"
| 중국 우한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사진=China CD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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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홍콩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숫자가 2003년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넘어섰다. 사스 아픔을 겪었던 홍콩은 코로나19 초기 철저한 방역을 통해 확산을 막았지만 최근 들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홍콩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1777명으로 집계됐다. 18일 하루 동안 신규 확진자는 64명 늘었다.
이로써 홍콩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003년 사스 당시 확진자인 1750명을 넘어섰다. 다만 코로나19 사망자는 12명으로 사스 때의 286명보다는 현저히 적다.
홍콩에서는 최근 감염 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확진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식당, 양로원, 주택, 택시 등 다양한 장소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발견돼 광범위한 지역 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진둥옌(金冬雁) 홍콩대학 생물화학과 교수는 “이번 홍콩에서 재확산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해외에서 유입한 것으로 잠정 판단된다”며 “코로나19에서 D614G라는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돌연변이인 D614G형은 바이러스가 숙주에 침입할 때 이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영향을 끼쳐 전염성이 더 강하다. 주로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확산했다.
홍콩 이번 재확산을 3차 확산이라고 판단했다. 촹숙콴 홍콩 보건보호센터(CHP) 센터장은 최근 “지금까지 3차 파도가 가장 심각한데 심지어 지난 3월보다도 상황이 나쁘다”며 “전체 홍콩이 코로나19 발병 위험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
홍콩 보건 전문가들은 시민들에게 최대한 집에만 머무르고 가능하다면 직장에 나가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추가 행정 조치를 검토 중이다.
다만 홍콩의 코로나19는 중국 본토 상황과 비교하면 훨씬 느린 편이다. 중국 본토에서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지난 1월 29일 0시 기준 5974명으로 이미 사스 기록을 넘었었다. 2003년 사스 사태 당시 9개월간 중국내 확진자는 총 5327명이었다.
사망자도 2월 3일 기준 361명으로 이미 사스를 추월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에 따르면 사스 당시 중국에서 349명이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