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준형 기자
2012.01.10 09:17:14
[이데일리 안준형 기자] 장면1) 지난 5일 `필름의 대명사` 이스트만 코닥의 파산보호 신청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국내에 전해졌다. WSJ은 "코닥이 현재 추진중인 디지털 특허권 매각이 불발될 경우, 수주일 내로 파산보호를 신청하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보도했다.
장면 2) 다음날인 6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사상최대 실적. 경제 위기속에서 일군 값진 성과란 평가가 이어졌다.
코닥과 삼성전자(005930). 두 기업의 공통점은 각자의 분야에서 1위기업이란 점이다. 다른점은 변화에 실패한 코닥은 파산보호 신청의 길로, 삼성전자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사상최대 실적을 냈다는 것이다.
10일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닥과 삼성전자를 비교하며, 코닥의 몰락이 `1등 기업`에게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기득권을 포기하기 않았다. 오 연구원이 분석한 코닥의 몰락의 원인이다. 코닥은 1000개가 넘는 디지털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필름시장의 기득권을 포기 못하면서 뒤처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필름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바뀌는 시대 조류를 읽지 못하고, 시장에서 도태했다는 것이다.
반면 오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변화에 빨리 적응했다고 평가했다.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바뀌는 격변기에도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그는 "선제적 투자로 삼성전자는 D램 반도체 1위에 이어 스마트 폰 분야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스마트폰에서 기존경쟁업체인 LG전자는 기존 사업 분야인 핸드폰사업은 수성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을 따라가진 못했다"며 "반면 신수종 사업에 계속 투자해온 삼성전자는 결국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1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닥과 삼성전자는 1등 기업이란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만, 결과는 달랐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순환 주기가 짧아지고, 비즈니스 환경이 빨라졌기 때문에 1등 기업도 변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경기침체로 1등기업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가 안좋을 땐 한계기업부터 청산되고, 시장수요가 줄어들면 1등기업만 적정 마진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 연구원은 하지만 "국내 시장에도 1등 기업의 아성이 흔들리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 관점에서 1등 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라면시장에서 1위(농심)이 흔들렸고, 섬유유연제 시장에선 LG생활건강의 샤프란이 피죤을 꺽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