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공격적 변신!

by조선일보 기자
2006.08.11 09:07:45

사용후기 보고 구매하는 ‘트윈슈머’
스포츠에 돈 펑펑 쓰는 ‘스포슈머’
친환경·유기농제품 찾는 ‘그린슈머’

[조선일보 제공] 소비자가 공격적으로 변신하고 있다. 제조사에서 만든 것을 그냥 구매하는 수동적 입장에서 벗어나 제품 개발과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자신의 개성에 따라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한 ‘소비자’(Consumer)가 아니라 ‘프로슈머(Prosumer·생산적 소비자)’, ‘크리슈머(Cresumer·창조적 소비자)’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자동차 마니아 신중민(35)씨는 회사원으로서 수입 스포츠카를 살 여유가 없어 현대 투스카니 스포츠카를 샀다. 그런 다음 튜닝(차량 개조)을 했다. 그는 “스포츠카를 튜닝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일부러 고급 부품을 쓰지 않은 스포츠카도 나왔다”고 말했다. 신씨 같은 ‘크리슈머’가 제조 회사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샐러리맨 김병철(28)씨는 야근이 잦아 물건 사러 다닐 시간이 없어 인터넷으로 많이 구매한다. 그는 인터넷에 올라 있는 소비자 반응을 보고 제품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전형적인 ‘트윈슈머(Twinsumer·사용후기를 참고해 구매하는 소비자)’다.



‘스포슈머’(Sposumer·스포츠에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자) 박강민(30·회사원)씨는 얼마 전 100만원이 넘는 수상스키 장비를 구입했다. 스노보드 등 겨울 스포츠 용품도 100만원대 이상 제품이 많다.

온라인 광고기획사에 근무 중인 김정훈(29)씨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백화점에 들러 3~4시간 정도 쇼핑을 한다. 한 달 평균 4~5벌 옷을 산다. 여자친구 선물을 살 때 스타일을 생각해 선물을 고르고, 주변 사람에게 옷차림에 대해 조언을 자주 한다. 김씨 같은 ‘맨슈머(Mansumer·소비에 적극적이고 취향이 확실한 남성 소비자)’가 늘자 LG패션 남성복 ‘TNGT’는 고객이 직접 제품 기획에 참여하는 ‘TFL(TNGT Fashion Leader)’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유명은(24·회사원)씨는 필요한 정장·구두를 사고 피부관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들과 계를 들어 한 달에 10만원씩 붓고 있다. 그는 한 달 월급의 20% 정도를 미용·패션 쪽에 쓴다. 고운세상마케팅연구소는 “미(美)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자는 ‘보떼슈머(Beautesumer)’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장은화(29)씨는 ‘그린슈머(Greensumer·친환경, 유기농 제품을 찾는 소비자)’다. 미혼인 장씨는 친환경 식단으로 손수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