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이곳을 주목하라]<5>경기도 평택

by조선일보 기자
2006.01.24 08:54:12

미군기지 이전·신도시 조성 주택·토지시장 풍년 들겠네
개발 쉬운 관리지역 3년 새 2~3배 올라

[조선일보 제공]

경기도 평택은 올해 부동산 시장의 ‘다크호스’다. 539만평 규모의 대규모 신도시 조성, 미군기지 이전, 평택항 건설이라는 대형 호재를 안고 있다. 정부는 작년 말 미군기지가 이전하는 평택 지역에 2020년까지 18조원을 투자해 국제중심도시로 육성한다는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현재 39만명인 평택 인구는 2020년에 80만명으로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평택은 개발 압력이 많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부동산 시장이 언제든 뜨거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작년 평택 땅값(지난해 11월 말 기준)은 전년(前年)보다 10.99% 올랐다. 전국 평균(4.56%)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서울과 행정중심도시의 중간… 개발 압력 가중

평택의 가장 큰 호재는 미군기지 이전과 평택 신도시 조성이다. 미군기지는 오는 2008년까지 평택 팽성읍 도두·대추·동창리 일원 349만평의 땅에 들어설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미군기지 주변으로 들어선 서울 이태원과 경기도 동두천쪽 상권이 평택쪽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평택 모곡·서정·지제동과 고덕면 일원에 들어서는 평택 신도시는 분당(594만평)과 맞먹는 대규모다. 이 지역은 서울과는 55㎞, 행정중심도시가 들어서는 연기·공주와는 65㎞ 떨어진 중간 지점. 장기적으로 주택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곳에 2009년부터 단계적으로 6만4000여 가구를 공급하고, 국제업무센터, 종합행정타운을 지을 계획이다. 또 미군기지 이전에 따라 외국인 자녀들을 위해 외국인 학교를 짓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평택 신도시와 미군기지 이전 부지는 8~9㎞ 가량 떨어져 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장기적으로 서울과 행정중심도시 축이 발전하기 때문에 그 중간에 위치한 평택은 개발 압력과 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시장은 잠잠



아직 평택 주택이나 토지 시장은 조용한 편이다. 서울에서 다소 먼 거리여서 주택 수요가 늘지 않고, 토지 시장 역시 토지거래허가제 등 각종 규제로 묶여 외지인들이 땅을 사기 어렵기 때문이다.
평택항 주변인 평택 안중읍의 R공인 관계자는 “아직 개발이 되려면 몇 년이 지나야 하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는 많지 않다”고 했다. 개발 호재를 피부로 느끼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이다. 작년 안중읍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400만원선이었다.


◆아파트는 당분간 약보합, 토지는 소폭 상승 예상

전문가들은 대형 호재가 많기 때문에 개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올해 주택과 토지시장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주택의 경우 약보합세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팀장은 “서울 출퇴근이 쉽지 않아 수요가 갑자기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개발이 진행되면 장기적으론 주택 수요가 두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보다는 토지가 더 유망하다는 전망이 많다. ‘JMK플래닝’ 진명기 대표는 “평택 신도시 등 개발로 수용되는 지역의 주변지역이 괜찮다”며 “다만 토지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에 토지 투자는 10년 뒤를 내다보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택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어서 외지인이 땅을 사려면 주소를 평택으로 옮겨야 한다.

현재 평택에서 개발이 상대적으로 쉬운 관리지역은 평당 30만~50만원을 호가한다. 이미 2~3년 전에 비해 2~3배 오른 가격이다. 진명기 대표는 “이미 평택 땅값이 많이 올라 상승폭은 크지 않겠지만, 올해도 땅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규기자 wkcho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