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훈 기자
2001.07.16 11:24:12
[edaily] 아르헨티나가 7월들어 걷잡을 수 없는 경제위기 상황을 맞으면서 이른바 "탱고효과"로 불리는 파급영향으로 인해 세계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부에노스 아이레스 무역관은 16일 아르헨티나가 경제위기에 처하게 된 과정과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전망하고 인근국에 미치는 영향 및 현지언론, 주재상사, 바이어들의 반응, 우리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진단한 종합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 내용을 분야별로 소개한다.
◇ 경제위기 현황 및 전망
□ 최근 경제동향 종합
ㅇ 아르헨티나는 아시아 및 러시아의 금융위기 영향을 받아 지난 "98년 하반기부터 경기둔화가 시작되어 "99년초 브라질 헤알화의 평가절하 이후부터 현재까지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임
ㅇ 2001년도 들어서 경제정책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불과 2주만에 2명의 경제장관이 경질되고, 메넴 정권 당시 태환정책을 입안한 바 있는 까발로 전 경제부장관이 지난 3월 20일 경제장관으로 재입각하여 일련의 경제개혁조치를 단행해오고 있음.
ㅇ 까발로 경제부 장관이 최근까지 추진해온 주요 정책으로는 ① 경제달러화를 방지하기 위한 달러-유로화 연계 신태환정책법안 마련, ② 재정적자 축소를 위한 세금신설 및 세율인상, ③ 국내경제활성화를 위한 국내산업보호육성정책, ④ 외채상환스케쥴 조정 등 국가신용도 회복 정책 등 4가지를 들 수 있음.
ㅇ 그러나 현재의 델라루아 정부가 연립정권이라는 취약한 정치적 여건하에서 무기밀매 혐의로 메넴 전대통령이 구속 기소되는 등 정치불안정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데다, 최근 3년간 지속되고 있는 경제침체에 따른 재정적자 누적 심화, 까발로 장관 및 델라루아 대통령의 사임설 등으로 인해 국제금융계의 대아르헨티나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실정임.
ㅇ 국제금융권의 대아르헨티나 신뢰도 하락과 함께 지난 7월 10일에는 아르헨티나 국채공매 만기도래 외채상환을 위한 재원마련을 위한 발행한 90일만기 채권의 이자율이 "96년 4월에 처음 발행된 이래 최고치인 14.01%로 폭등하고 종합주가지수는 6.14% 급락함에 따라 국가위험도가 75포인트나 상승한 1,221포인트까지 치솟아 오르며, 경제위기 가능성이 또다시 급격히 부상함.
ㅇ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설이 날로 확산됨에 따라 까발로 경제장관은 지금껏 경제활성화를 통한 경제난국 해소 정책에서 일보 후퇴하여 하반기 재정적자의 제로(Zero)화를 목표로 하는 대대적인 재정긴축 정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하였으나, 이러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권의 대아르헨티나 불신감을 불식시키지 못해 7월 12일에는 국가위험도가 역대 최고치를 훨씬 넘어선 1,519포인트에 달하고 종합주가지수는 8.16%나 폭락하는 등 경제위기 상황이 극도에 달함
ㅇ 한편, 최근 상인협회의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중 자동차, 의류 등 대부분 업종별 매출이 20%에서 40%의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재정적자 누적 및 과다 외채에 기인한 현재의 경제위기와 함께 국내경기침체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생산기반을 브라질 등 인근국으로 이전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실업율 또한 16%에 이르는 등 경제침체 현상이 악순환되는 양상을 띄고 있음
- 대외교역의 경우는 1-5월중 109억불 수출에 97억불을 수입하여 12억불의 흑자를 기록하였으나 이는 수출확대에 기인하기 보다는 내수침체에 의한 수입수요 감소와 더불어 기업생존차원의 생산원가 수준의 수출시도 업체가 늘어남에 따른 것으로서, 무역수지 증가의 원인 측면에서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인 속성이 강한 것으로 판단됨.
□ 향후 경제전망
ㅇ 현재의 아르헨티나 경제침체 상황은 일시적 현상이기 보다는 정치 및 경제부문에서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기인한 것으로서 단시일내에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 회복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임.
- 국제금융권의 대아르헨티나 불신감 뿐만아니라 델라루아 연립정권에 대한 아르헨티나 국민의 신뢰도 또한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서 경제회복을 위해 한달이 멀다하고 발표되는 새로운 경제정책이 효율적으로 추진되지 못하는 가운데 기업들에게 오히려 혼란만을 가중시키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는 실정임.
ㅇ 아르헨티나 정부가 현재의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하히 재정적자 규모를 축소시키면서 국내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느냐는 것으로 집약될 수 있음
- 까발로 경제장관은 입각이후 재정지출 축소보다는 재정수입 증대를 통해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제활성화를 도모하는 정책을 추진하였으나, 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 국제금융권의 불신감 팽배로 인해 국가위험도가 급상승하는 결과가 연출됨에 따라 경제운용정책 노선을 재정지출축소 방향으로 급선회하였음.
- 그러나 델라루아 대통령이 속해 있는 라디깔당의 총재인 알폰신이 관련되어 있는 정부예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ANSES(국가연금기관)과 PAMI(국가의료보험담당기관)에 대한 예산규모 삭감을 여하히 도출해낼수 있느냐와 아울러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고 있는 일부 지방정부의 재정지출 축소를 여하히 이끌어낼수 있느냐가 관건으로서 경제적인 논리보다는 정치적 논리에 의해 재정지출 축소정책의 성공여부가 달려있음.
ㅇ 결론적으로 아르헨티나는 경제살리기를 목표로 대승적 차원의 정치권 대타협에 의한 정치안정을 기본으로하여 재정지출 축소정책에 의해 대외신인도를 먼저 회복시킨후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반을 둔 경제활성화 정책을 전력적으로 추진하여야만 현재의 경제침체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임.
- 그러나 메넴 전대통령의 구속 기소와 아울러 델라루아 정부가 연립정권이라는 기본적 속성상 정치적 안정이 이루어지기는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이며, 아울러 지난 3월에 경제장관에 취임이후 재정긴축으로 일관된 신경제제정책을 내놓자마자 정치권, 노조, 교육계의 강한 반발로 무르피 경제장관이 2주만에 물러난 사례를 고려하면, 재정적자 축소와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추진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됨.
- 따라서 현재의 아르헨티나 경제침체 상황은 금년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오는 10월에 있을 총선으로 인해 정치권 불안이 가중되지 않으면서 여야간 경제중심의 정치적 대타협이 이루어지고 재정적자 축소정책이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경우에 내년도부터 본격적인 경제활성화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됨.
《아르헨티나의 경제문제 및 해결방안》
1. 불안정한 정치권 → 여야 "경제살리기"를 위한 정치적 대타협
※ 메넴 전대통령 문제의 조속한 처리
2. 재정적자 누적 → 재정지출축소정책 적극 추진, 세금탈루방지 노력 강화
※ 균형재정 조기 달성
3. 국가위험도 상승 → 재정적자축소 등 정부정책 투명화 및 신뢰도 제고
4. 경제침체 심화 → 안정된 기업운영을 위한 일관된 정책 추진 및 업계간 경쟁력
제고협정안의 실질적 효과를 위한 신속한 제도정비
5. 1,500억불 규모의 막대한 외채 → 균형재정 달성후 흑자재정추진,국내경제성장
정책추진,수출활성화,국가신인도 회복 등
□ 채무불이행 선언 가능성
ㅇ 현재의 아르헨티나 경제위기 상황은 원리금을 포함하여 1,500억불 규모의 막대한 외채의 상환불능 사태 발생과 페소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국제금융계 및 투자자들이 아르헨티나의 정치, 경제부문에 대한 불신감이 증폭된데 가장 큰 원인이 있음
- 지난 6월말까지만 해도 90일부 만기 채권이 9.1%의 이자율로 공매된 바 있으나, 불과 2주만인 지난 7월 10일 동종의 만기채 이자율이 역사상 동 만기채가 발행되기 시작한 이래 역사상 최고치인 14.01%에 달하면서 국가위험도가 1,2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현재의 경제위기가 촉발됨.
- 이와 같은 시장반응에 채권이자율을 억지로 끌어내리수 없으며 차관에만 의존할 수도 없다는 점을 인식한 까발로 경제장관은 국제금융권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하여 왔던 사항인 재정적자 타개를 위하여 매월의 재정지출규모를 수입규모와 연계해 결정하는 재정운영상의 태환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초긴축정책을 7월 11일에 발표하였으나, 이러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7월 12일에 1,537포인트, 7월 13일에 1,612포인트로 역대 최고치를 지속적으로 갱신하는 등 국가위험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결과가 초래됨.
- 결국 아르헨티나의 경제상황이 크게 급변하지도 않은 상황하에서 불과 2주만에 채권공매 이자율이 5%수준 급등하고, 뒤늦게나마 재정지출 축소라는 적절한 정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위험도가 연일 급등하게 된 것은 국제금융권 및 투자자들이 아르헨티나에 대해 총체적으로 신뢰감을 상실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됨.
ㅇ 이러한 국제금융권의 아르헨티나에 대한 불신 증폭으로 인해 7월 13일 현재 은행간 달러매입 페소화 비용이 1달러에 1.025페소에 이르고, 암시장에서는 1달러에 1.06페소에 달해 실질적인 페소화의 평가절하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달러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은행권 및 시중에서 달러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
(※ 은행간 Call 금리 : 달러화 40%, 페소화 400%)
- 이러한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경우, 외환보유고 감소와 아울러 페소화의 평가절하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결국 디폴트 선언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발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됨.
- 그러나 현재 아르헨티나 경제가 약 80%가량 달러화 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디폴트를 선언하는 것을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달러품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예금인출을 강제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고 대신 채권을 부여하는 "국내적 의미의 디폴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더욱 높을 것으로 보임.
ㅇ 대외적 관점에서도 현재의 아르헨티나 경제위기에 따른 이른바 "탱고효과"로 인해 브라질, 칠레, 멕시코 등의 중남미 경제대국들의 경제가 타격을 받을 뿐만아니라 미국경제에 까지 영향이 미침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국제금융기구의 추가적인 지원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여 전격적인 디폴트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됨